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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도

괜찮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는 날들.

by 반하다


4월의 밝은 햇살아래,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낸다.

늘 그러하듯 익숙한 이야기가 흐른다.

부모님이 아프신 친구1은 일상의 이야기가 조금 지나, 속깊은 이야기를 꺼낸다.

친구1의 눈에 가끔씩 눈물이 차오르고 사라지는 것을 본다.

무심한 듯 감정을 뺀 일상의 이야기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마음이 까맣게 탔었는지를 본다.

감정을 넣으면 울컥할까봐 건조하게 이야기하는 친구1을 보니 많이 힘든 날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날부턴가 힘든 일은 감정을 덜어내고 말하게 된다.

이야기가 자칫 분위기를 무겁게 할까봐, 감정을 날 것으로 다 드러내서 훤히 보이게 될까봐, 후회하게 될

눈물바람을 할까봐 찾아낸 보호막을 터득한 친구1을 보니 마음이 아린다.

위로의 방법을 찾지만 결국은 적당한 표정을 짓지 못하고 안쓰러움과 따스함을 반씩 섞은 표정보다는

건조한 표정이 내게는 조금더 편했기에...나 또한 건조한 표정으로 친구1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준다.


삶은 단조로워졌고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나눌 일상의 이야기가 적어져서 좋은 건 다른이에게 집중하며 듣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짊어진 무게가 나누어서 덜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말로 받는 위로가 헛헛한 아픔이라는 것도 안다.

슬픔은 나눌수록 적어진다고 했지만 부모님의 병환은 적어도 내게는 그렇지 않다.


어른이 된다는 건,

오는 상황을 책임지는 것이었다.

아플때도 감정을 덜어내고 가볍게 털어내듯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조금은 책임이란 이름보다 가벼운 일상이란 이름으로도 어른이 된 내 삶도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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