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할머니 한 분이 쇼핑백을 하나 들고 와서는 엄마, 아빠 주면 알 거라고 했다. 예쁘지 않아도 맛은 좋을 거라며, 요리할 때 넣어서 먹으라고 했다. 일단 고맙다고 인사하고 받아두었는데, 쇼핑백 안에는 배가 들어있었다. 생김새가 모두 다른 배였다. 나는 잘 모르는 분이지만, 엄마, 아빠는 아주 잘 아는 할머니였다.
그리고 또 얼마 뒤 쇼핑백을 가져오셨다. 이번에는 야채였다. 가족들 먹을 것만 조그맣게 농사를 짓는데 나눠먹으려고 가져왔다며, 예쁘지는 않다고 했다. 나눠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잊을만하면 무언가를 하나씩 가져다주셨다. 무, 호박, 가지, 상추, 파 등 야채들을 가져다주실 때도 있었고, 묵은지가 많다며 가져다주실 때도 있었다.
언제부터 인연이 시작이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할머니는 익숙하게 맛있는 것들을 가져다주신다. 엄마, 아빠는 감사 인사를 한다.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거의 대부분 바쁘게 가셔서 해드릴 수 없지만, 가끔 시간이 되실 때는 김밥을 싸드리며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곤 한다.
또 가게에 오실 때는 어떤 선물을 가져오실지 기대된다. 우리 가게에는 이렇게 선물을 가져다주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엄마, 아빠도 많은 선물들을 했을 거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서로에게 온기와 선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우리 가게라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삐쭉삐쭉했던 내 마음도 점점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