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가게에 왔던 손님이야기다. 내가 일할 때가 아니어서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아빠가 해준 이야기다.
우리 가게는 예전에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직접 담갔다. 지금은 엄마가 힘이 들어 깍두기는 담가서 쓰지만, 배추김치는 사서 쓴다. 종종 배추가 생기면 직접 담그기도 하는데, 대부분 사서 쓴다. 그리고 가게에서 김밥만 먹을 때 지금은 반찬으로 단무지만 주지만 예전에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주었다.
배추김치를 직접 담그고,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기본 반찬으로 나갈 때, 한 외국인 손님이 왔다. 그 손님은 김밥 한 줄을 먹을 때, 배추김치를 5~6 접시를 먹었다고 한다. 김밥 한 줄인데 배추김치를 계속 가져다 먹어서 처음에는 그냥 두고 봤다고 했다. 그런데 여러 번 같은 상황이 지속되어서 아빠가 하루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니까 외국인 손님도 알아들었는지 그 뒤로는 조금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는 며칠 뒤, 친구들을 우르르 데리고 와서 밥을 먹었다고 했다. 외국인 손님은 맛있다고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맛있게 먹고 갔다고 했다. 아빠는 참 재밌는 손님이었다고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반찬을 추가로 먹을 때 비용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반찬 추가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한두 번 추가해서 먹지만 더 이상 먹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마음이 옹졸해진다. 반찬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잘 먹어주는 손님이 고맙기도 하지만,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사람 마음이 참 오락가락 해 진다. 뭐든지 적당히가 좋다.
아빠에게는 김치를 아주 잘 먹는 외국 손님으로, 나중에 친구들도 많이 데리고 와 준 손님으로 재밌는 에피소드를 남겨준 고마운 손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