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청년 3

by BABO

항상 돈까스만 먹는 외국 청년이 있다. 처음에는 매번 주문을 받았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익숙해져서 먼저 "돈까스?"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지 한국말을 거의 안 하는 모습이었는데, 점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횟수가 늘었다.


종종 친구도 데리고 왔는데, 그때도 본인은 돈까스만 먹었다. 같이 온 친구는 다른 음식을 먹었는데도. 다른 음식에 도전해 봐도 괜찮을 텐데, 항상 돈까스만 먹는 모습이 신기했다. 프랑스 청년인 것 같았는데, 프랑스에 비슷한 음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그래서 그러지 않을까 추측만 해본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친구와 함께 가게에 왔다. 드디어 돈까스가 아닌 음식을 주문했다. 뚝배기불고기와 된장찌개, 그리고 참치김밥. 주문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외국 청년은 돈까스를 먹겠다고 하고 여자친구는 우리 가게에서 무엇을 먹어봤는지 물었다. 돈까스만 먹었다고 대답하자 다른 것도 먹어보라고 하더니 새로운 메뉴들을 주문한 것이다. 드디어 다른 음식들도 먹어보게 된 청년. 어땠을까? 입맛에 맞았을까? 엄청 궁금하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이 날 이후로 안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음식들이 별로였나? 아니면 여자친구랑 헤어졌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다시 온다고 해도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볼 수는 없겠지만. 조만간 또 돈까스 먹으러 찾아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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