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투정

by BABO

우리 가게 밑반찬은 나물류가 많이 나간다. 부모님이 주말에 시골에 가서 나물을 캐오거나 받아오거나 한다. 아니면 시골 친척집에서 택배로 나물들을 보내주기도 한다. 나물류가 많이 나오긴 해도 종종 나물이 없을 때도 있다. 종종 시골에 갈 수 없거나, 택배로 오지 않으면 당연히 나물 반찬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몇 년 전 어느 날, 찌개류를 주문한 한 손님이 있었다. 그날의 반찬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으나 나물반찬이 없었나 보다. 반찬과 찌개를 내어주고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자 "나물 반찬은 없어요?"라고 물었다. 톡 쏘는 말투로 물어봐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하고 있는 중 "없으면 됐어요."라고 하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정말 당황스러운 기억이다. 나물 반찬을 맡겨놨는데 안 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조금만 예쁘게 물어봐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말투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자주 나오는 내 사나운 말투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거나 당황스럽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날 분명히 반성을 했었다. 말을 예쁘게 해야겠다고 다짐도 했었다.


지금 나는 다시 반성하고 다시 다짐해 본다. 몇 년 전 했던 반성과 다짐이 흐려져 또 사나워지는 내 말투에 마음 한 켠이 뜨끔하다.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까진 못 되더라도 적어도 다른 사람의 기분이 상하게 하는 말투는 자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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