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가족 건강검진 날이었다. 그래서 가게는 11시에 오픈한다는 안내문을 걸어놓고 늦게 열었다. 아침 7시 30분, 병원에 가서 국가건강검진을 받았다. 나라에서 해주는 검진이라 항목이 많지는 않았지만 위내시경이 있어서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우리 가족은 건강검진을 꾸준히 잘 챙겨서 하는 편이다. 옛날에 엄마는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국가건강검진은 꾸준히 받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는 그때부터는 잊지 않고 꼭 하고 있었다. 엄마가 하니까 아빠도 당연히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3년 초여름,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엄마의 폐암 발견이었다. 그 해에도 건강검진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하루 날 잡고 가족 모두 건강검진을 하러 갔었다. 그리고 엄마는 폐에 이상한 것이 보인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다. 이로 인해 폐 CT를 찍었는데 폐결절이 발견되었다. 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바로 세브란스에 예약했다. 처음에는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호흡기내과를 먼저 갔었는데, CT상 폐결절이 보이긴 하지만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3개월 뒤 다시 진료를 했는데 크기가 조금 커지긴 했지만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지만 엄마의 나이도 있고 하니 흉부외과에 가서 다시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흉부외과 의사는 크기가 그리 크지 않지만 모양이 좋지 않아 보이니 떼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의 수술이 결정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암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위치가 애매해서 조직검사도 하지 못한 채로 수술을 하게 되었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할 것이고, 수술장에서 조직을 떼어낸 후 바로 암 검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그래서 만약 암이면 폐를 더 많이 잘라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 수술 시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수술을 마치고 엄마의 폐결절 안에는 폐암조직이 있었다고 했다. 아주 작은 0.07mm의 암세포가 발견되었다. 다행히 복강경으로 다 제거가 되었고, 처음 예상했던 부분만 잘라냈다. 또한 아주 극초기의 폐암으로 항암치료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23년 12월 28일에 입원하여 새해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맞이했다. 폐암 수술은 입원 기간은 굉장히 짧았다. 3박 4일의 입원기간이었다. 그리고 엄마는 한 달 이상 일을 하지 못했다. 복강경 수술이 간단하다고는 하나 회복하는 시간은 오래 걸렸다. 엄마는 쉬었지만 가게는 쉬지 않았으므로 아빠랑 나, 작은엄마, 그리고 잠시 일을 도와줄 분을 고용해서 가게를 꾸려나갔다. 그 시간들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흘러갔다.
지금 엄마는 아주 건강하다. 힘든 시간이었을 테지만 아주 잘 회복했고, 6개월마다 받는 검진에서는 항상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다.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폐암. 빠뜨리지 않고 꼬박꼬박 했던 건강검진이 우리 엄마를 살렸다. 그 뒤로는 더 건강검진을 거를 수 없게 되었다. 아마 앞으로도 건강검진은 빠뜨리지 않고 하게 될 것이다.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병을 찾아서 치료하자는 광고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는 우리 가족의 경험이 되었다.
그러니까 혹시 이 글을 만나셨다면, 꼭 건강검진받으세요! 나와 내 가족을 살려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