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by BABO

내가 출근하기 전이었다. 한 청년이 라면과 김밥을 시켰다. 그때, 아빠는 장을 보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이 청년은 라면과 김밥을 주문하고 아빠에게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했다. 아빠는 어린 사람이 그런 걸 어른에게 빌려야 하느냐고 말하면서 라이터를 빌려줬다. 그리고 아빠는 장을 보러 나갔고, 엄마는 김밥을 싸주고 주방으로 라면을 끓이러 갔다. 우리 가게는 "ㄱ"자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주방에 들어가면 홀이 보이지 않는다. 라면을 끓여서 홀에 가져다 주니 청년이 사라졌다.


엄마는 화장실에 갔나 싶어서 라면을 두고 밥상보를 덮어놓았다. 그런데 다른 한참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 상을 치우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출근한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기분이 들어 CCTV를 돌려보았다. CCTV에는 라면을 끓이러 들어간 엄마를 지켜보다가 주방에서 나오지 않자 김밥 한 개를 집어 먹고는 김밥다이 옆에 있는 금고에서 돈을 꺼내고 가방을 들고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정말 경악스러웠다. 장사를 한 지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장사를 하는 중 이렇게 금고에서 돈을 훔쳐간 사람은 없었다. 그것도 주저주저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고, 거침없이 돈을 꺼내는 모습이 이런 행동이 익숙한 듯 보였다.


아빠는 어제도 왔었던 청년이라고 해서 어제의 CCTV도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어제도 김밥과 라면을 먹고 갔었다. 굉장히 오랜 시간 가게에 머물러 있었다. 아빠가 김밥다이에 계속 있으니 아빠 쪽을 쳐다보면서 리면을 먹는 모습이었고, 아빠가 주방에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김밥다이 쪽으로 가서 금고에 손을 데려다가 라이더 아저씨가 가게에 들어오자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빠가 다시 김밥다이에 서있으니 현금으로 계산을 하고 갔다. 이 날 돈을 못 훔쳐서 다시 와서 라면과 김밥을 시키고는 아빠와 엄마가 홀에서 사라지자 돈을 훔쳐간 것 같다.


너무 놀랍고 무서워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와서 사건접수를 했고, 형사에게 연락이 왔다. 형사에게 CCTV 영상을 다 보내줬고 며칠 후 가게에 왔다. 주변의 CCTV를 찾아봤으나 아직 잡힌 게 없다고 했고, 잡히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23년도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아직도 도둑은 잡히지 않았다. 언젠가 꼭 잡혔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나쁜 짓을 안 하고 다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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