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려 날씨가 조금 싸늘해진 어느 날, 5명의 관광객이 가게에 왔다. 외형적인 모습이 동남아에서 온 것 같았고, 날씨가 싸늘해져서 많이 추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메뉴판을 주고 주문할 때까지 기다렸다. 주문을 받으러 가니 고기만두와 옛날김밥 한 줄. 그것이 전부였다. 5명인데, 메뉴는 두 가지였다. 엄마와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주문을 받고 음식 서빙을 했다. 우동국물 5개를 주고, 기본찬인 단무지를 주었다.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추워서인지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고 갔다. 이 모습을 보면서 처음 해외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났다. 가족 모두 필리핀 세부로 놀러 갔었는데, 환전을 하지 못하고 일정이 꼬여버려서 가자마자 간 첫 식당에서 있는 돈에 맞춰서 식사를 주문했었다. 그래도 각 1개의 음식을 시킬 수 있을 정도였지만 더 다양하게 시켜서 먹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었다.
아마 5명의 관광객들도 이런 상황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배도 고프고 날도 추워져 고생했을 관광객들에게 우리 가게의 소박한 음식이 따뜻한 한 끼가 되었기를 바란다. 이들도 나처럼 해외여행의 재밌는 에피소드로 기억하고 어디선가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까? "한국에 가서 말이야. 김밥이랑 만두를 먹고 왔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