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로 전화가 왔다. 가게가 몇 시에 문이 닫는지, 몇 시에 여는지 물었다. 대답을 해주고 나니 김밥을 주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4시에 이동할 거라서 김밥을 냉장고에 넣으면 안 상하는지 물어봤다. 보통 이런 주문이 들어오면 나는 안된다고 한다. 괜히 열심히 준비했는데 먹고 나서 아프다고 할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 24시간 하는 김밥집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고 전화를 마쳤다.
잠시 후 엄마에게 이런 전화가 왔다는 걸 말했더니, 엄마는 나에게 "넌 진짜 도움이 안돼."라고 했다. 엄마는 가게 문 닫을 시간에 가져가서 서늘한 곳에 두면 괜찮다고 했다. 우리 집에서는 그렇게 먹기도 하니까, 괜찮다고 했다. 장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한참을 뭐라 했다. 나는 그래도 안전한 게 제일이라고 하며, 안 하는 게 속편하다고 했다.
그랬는데 오후에 갑자기 아까 전화한 사람이라며 가게로 왔다. 참치김밥 35줄을 주문하고 가게 문 닫는 시간에 찾으러 오겠다고 했다. 결제를 하고 전화번호를 받아두었다. 한동안 이 일로 놀렸을 텐데 놀릴 거리 사라졌다고 하니 엄마가 크게 웃었다.
그리고 가게 문 닫을 시간에 맞추어 김밥을 싸기 시작했고, 포장을 해놓았다. 그리고 나는 먼저 퇴근을 했다. 엄마와 아빠는 손님을 기다렸는데, 10분 정도 늦을 거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손님이 도착한 시간은 45분 후였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한테 말했다. "봐, 안 하는 게 속 편하다고 그랬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