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는 라면의 종류가 정말 많다. 라면에 들어가는 토핑의 종류에 따라 김치, 치즈, 떡, 만두, 땡초, 짬뽕, 부대 이렇게나 많다. 토핑이 들어감에 따라 당연히 가격이 올라간다. 1000원에서 2500원까지.
자주 오는 손님 중에 점심시간에 분명 라면을 시켰는데, 자리를 정리할 때 보면 라면국물 색이 이상했다. 분명 그냥라면이었는데, 정리할 때는 치즈라면이었다. 며칠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엄마와 아빠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상하다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그랬는데, 얼마 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라면을 주문하고 난 뒤, 주머니에서 부스럭부스럭 치즈를 꺼내서 라면에 넣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설마 했는데, 정말이었다. 당당하게 꺼내서 넣는 것이 아니라 조심조심해서 넣고 난 뒤 치즈 껍질은 도로 가져가는 걸 보면 그러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얌체처럼 보였다.
그래도 우리 가족 중 누구 하나도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그냥 두라고 했다. 나는 너무 얌체 같아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입 밖에 나오진 않았다.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싶었다.
그리고 얼마 뒤 이사를 가게 돼서 가게에 오지 못하게 되었다. 그 사람에게 우리 가게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 있을까? 힘들었던 시기를 잘 지나게 해 준 가게로 기억할까? 아니면 기억 속에서 지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