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는 작은 가게라 의자가 총 18개다. 1인석에 4개, 2인석에 2개, 4인석 3개에 12개 이렇게 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오면 마치 테트리스 하는 것처럼 자리 배치를 잘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바쁜 점심시간에 4인석에 1명씩 앉게 되는 상황이 되면 그 후에 오는 3~4명의 손님은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거나 그냥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보통 점심시간에는 시간의 제약이 있어 기다리지 않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그냥 간다. 가게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가게의 물냉면을 굉장히 좋아해 주시는 단골손님은 항상 혼자 오시는데, 4인석에 자리가 나도 항상 1인석에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주신다. 그냥 4인석에서 드시라고 해도, 혹시라도 손님들이 많이 와서 자리 없으면 어떻게 하냐며 꼭 기다려주신다. 그러다 정말 어쩔 수 없이 4인석에 혼자 앉게 되면 식사 중에 1인석에 자리가 나면 식사를 멈추고 "자리 옮길게요."하고 자리를 옮기신다. 안 그래도 된다고 해도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며 자리를 옮기신다. 그러다 한 번은 4인석에 혼자 식사를 하게 되자 합석해도 된다고 먼저 말을 해주시고 뒤에 기다리는 혼자 온 손님에게 합석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합석을 해주셨다. 가게를 배려해 주시는 마음이 항상 고맙고, 감동스럽다.
이 손님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물냉면이다. 거의 대부분 물냉면을 드신다. 지난여름의 끝자락에는 "아직 물냉면 하죠?"라고 물으셔서, 우리 가게는 계절 상관없이 물냉면을 한다고 알려드렸다. 물냉면을 여름메뉴로 생각하셨던 것 같아 겨울에도 드실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 그랬더니 찬바람이 부는 날 오셔서 물냉면을 드시고 가셨다.
물냉면을 좋아하시는 단골손님이 다녀가실 때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날이 너무 더운 날에도, 너무 추운 날에도 밖에서 짜증을 내거나 언짢은 표현을 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시는 모습 자체가 나에게는 큰 감동이다. 식사를 마치고 갈 때면 항상 웃는 얼굴로 잘 먹었다고 인사해 주시는 분. 나도 이 손님처럼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