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단골손님이 있는 우리 가게. 외상 단골손님인 아주머니는 떡볶이를 포장해 가고 돈이 생기면 내러 온다. 꽤 오래전부터 그래왔다. 오랜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외상 거래다.(앞으로는 외상 거래는 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오래전 어느 날, 아주머니가 와서 아빠에게 돈이 지금 없는데, 급여를 받으면 주겠다고 하면서 떡볶이 포장을 해주면 안 되냐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떡볶이와 김밥을 외상으로 포장해 가고 며칠 뒤에 와서 돈을 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항상 포장은 떡볶이와 김밥이다. 우리 가게의 떡볶이에는 삶은 계란이 하나 들어간다. 그래서 종종 계란을 까다가 상처가 나면 팔 수가 없어서 우리가 먹곤 하는데, 그런 계란들도 잔뜩 넣어 떡볶이를 포장해 드린다. 우리 가게 떡볶이가 제일 맛있다고 말해주시는 손님이다.
돈을 내러 오는 날에는 꼭 아빠에게 돈을 낸다. 그러면 엄마는 음식은 내가 해주는데, 왜 아빠한테만 돈을 내냐고 하면서 조용히 투덜거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이 꼭 시트콤 보는 것 같아 혼자 웃는다.
사람이 사람을 믿어야 할 수 있는 외상거래. 예전에는 이 외에도 외상거래들을 했었는데, 이제는 할 수 없다. 열심히 밥 해주고 돈을 못 받은 일이 생기다 보니 이제는 외상거래를 시작하기 무섭다고 한다. 점점 더 정이 없어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하지만, 우리 가게를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과는 오래오래 정을 나누며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