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치즈김밥

by BABO

라면과 김밥은 정말 최고의 궁합이다. 어떤 종류의 라면과 어떤 종류의 김밥도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래서 우리 가게에는 라면과 김밥을 함께 먹는 손님이 참 많다.


특히 기억에 남는 손님은 라면과 치즈김밥을 시키는 손님. 라면의 종류는 바뀌어도 김밥은 항상 치즈김밥이다. 기억에 남는 이유 중 하나는 치즈김밥에 야채는 빼고 싸달라고 한다. 우리 가게의 김밥 속재료는 단무지, 당근, 맛살, 부추, 우엉, 계란이 기본이다. 그리고 치즈처럼 다른 속재료가 들어가면 깻잎도 함께 들어간다. 그런데 야채를 빼달라고 하면 맛살과 계란만 남는다. 그래서 이 손님의 김밥에는 계란, 맛살, 치즈만 들어간 치즈김밥이 되어버린다. 오직 이 손님만을 위한 치즈김밥이다.


원하는 속재료만 넣은 김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미리 포장해 놓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김밥을 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시간이 걸려서 기다려야 할 때도 있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방금 막 싼 김밥은 최고로 맛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점은 김치와 깍두기는 좋아한다는 것이다. 분식류의 기본 찬인 김치와 깍두기는 아주 잘 드신다. 한 번은 아빠가 치즈김밥에 야채를 다 빼니까 반찬 안 나가도 된다고 이야기하길래, 김치와 깍두기는 아주 잘 드시는 분이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 취향은 다 다르다. 그 취향을 100% 맞춰드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맞춰서 맛있게 드실 수 있게 하는 게 엄마, 아빠의 마음이다. 라면과 치즈김밥 손님에게도 엄마, 아빠의 마음이 닿아 맛있게 드시는 한 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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