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가게에 와서 라면을 시키면 꼭 맵다고 안내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라면이 매울 거란 생각을 하지 않고 주문해서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가게에서 끓여주는 라면은 신라면이라서 더 맵게 느낄 수도 있다.
아이가 있는 외국인 가족이 왔다. 사진 메뉴판을 보면서 열심히 메뉴를 고르더니, 아이가 라면을 먹겠다고 했다. 라면은 맵다고 안내를 했더니, 안 매운 것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우리 가게에는 안 매운 라면은 없다고 설명하니 부모는 아이를 설득해 다른 메뉴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원하는 메뉴를 먹지 못하게 된 아이는 툴툴거리는 행동을 보여서 안쓰러웠지만, 매운 걸 먹게 할 수는 없었다.
한참 후에 또 다른 아이가 있는 외국인 가족이 왔다. 이번에도 아이가 라면을 먹겠다고 했다. 또 아이가 속상해할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라면은 맵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알겠다고 하고는 그대로 라면을 주문했다. 괜찮을까 걱정을 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주문을 한 뒤 가족 중 한 명이 밖에 나갔다 왔다. 보니까 손에 우유가 들려 있었다. 라면을 먹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라면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준 것이었다. 앞접시를 달라고 해서 앞접시에 우유를 넣고 면발을 담아 아이에게 주었다. 아이는 만족해하며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이 두 가족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커가면서 앞으로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 중에는 할 수 없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할 수 없는 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차선의 방법을 찾아주는 것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험일까? 물론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그냥 포기하는 것을 배우게 하는 것보다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앞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이라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