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미워해도 괜찮겠죠?

by BABO

일을 하다 보면 정말 가끔은 미운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미운 건 퇴근시간에 주문하는 사람이다.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데 갈 수 없게 하는 사람들. 정말 회사에 다닌다면 퇴근 직전에 일을 시키는 직장 상사를 보는 느낌이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 가게는 8시에 문을 닫는다. 그래서 15분 전에는 라스트 오더라고 엄마, 아빠와 약속을 정했다. 물론 그전에는 그런 게 없어서 그냥 오면 오는 데로 다 받다가 저절로 가게를 문을 늦게 닫는 일이 많았다. 라스트 오더를 정하고 나서는 그래도 퇴근 시간을 거의 맞출 수 있다.


그러나 간혹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어느 날, 7시 30분에 한 명이 들어와서 주문을 했다. 한 명인데 식사를 두 종류를 주문해서 다 드시려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일행이 있었고 먼저 음식을 주문해 준 것이었다. 문제는 일행이 45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음식은 나와서 다 식고 있는데, 오지 않아서 물어보니 거의 다 왔을 거라고 했다. 우리 가게는 8시가 마감이라고 알려주고, 일행분이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안내를 했다. 50분이 지나서야 일행이 왔다. 먼저 오셨던 손님이 가게 문 닫을 시간이라고 말하며 10분 내로 먹어야한다고 했는데, 결국 이 손님들은 8시 20분이 지나서 갔다.


문제는 손님이 간다고 해서 문을 바로 닫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때부터 정리하고 청소하면 퇴근 시간은 자연스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함께 7시 45분이 지나서 왔다면 마감시간이라고 안내했을 텐데, 먼저 와서 주문을 해서 그럴 수도 없었다.


가게를 찾아주신 고마운 분들이지만, 이런 경우는 가끔은 미워해도 괜찮지 않을까? 정말 미안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잠시만 미워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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