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로 전화가 왔다. 우리 가게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싶은데 해도 되는지 물었다. 식사를 하면서 영상을 찍을 거고,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촬영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가게로 유튜브 촬영팀이 왔다. 알고 보니 배우 임원희 님이 활동하는 밴드인 전파상사팀이었다. 다행히 가게 안에 한 팀만 있어서 촬영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 라볶이, 라면, 돈까스를 시켜서 먹으면서 촬영을 했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장사를 하는데 방해도 되지 않았다.
예전 단앤조엘이 촬영을 했을 때도 촬영 전에 미리 촬영을 해도 되는지 묻고, 다른 손님에게 방해되지 않게 촬영하면 괜찮다고 했었다.
개인적으로 촬영하는 손님들도 꽤 많다. 보통 밥 먹는 모습을 조용히 촬영한다. 이런 촬영을 할 때는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방해가 되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종종 엄마, 아빠의 김밥 싸는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고 말하고 촬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촬영을 해도 괜찮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카메라를 들이밀고 들어와 큰소리로 떠들면서 촬영하는 건 정말 싫다. 혼자 셀카봉을 들고 들어오더니 셀카봉을 설치하면서 김밥집에 들어왔다고 말하는 모습이 경악스러웠다. "제가 유튜버인데, 맛집이라고 소문나서 왔어요."라고만 하고 촬영해도 되는지는 묻지도 않고 라이브 방송을 했다. 다행히 가게엔 손님이 없었다. 식사를 주문하고는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말끝마다 욕설이었다. 정말 보기 싫었는데, 뭐라고 말도 못 하고 있는 내 모습도 정말 별로이긴 했다. 그렇지만 말을 걸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근처에 갔을 때 이미 술냄새가 진동했기 때문에 괜한 시비가 붙는 것보다 얼른 가는 걸 기다리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라이브 방송 중 손님들이 조금씩 들어오니 큰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서둘러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계산하고 갔다.
얼마 전 가게 근처의 굉장히 유명한 맛집에 "촬영금지"라고 써 붙어 있는 것을 봤다. 연예인 손님들이 많이 가고, 촬영도 많이 했던 집이었는데 "촬영금지"라고 쓰여 있어서 의아했는데, 이런 개인 유튜버들이 와서 촬영한다면서 장사를 방해한 일이 많았겠구나 싶었다.
어디서든 카메라만 들이밀면 촬영이 가능한 시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촬영을 막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아무리 작은 가게이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방해를 하지 않는 에티켓 정도는 지켜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