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계세요?

by BABO

가게에는 다양한 이유로 사장님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홍보의 목적을 갖고 사장님을 찾는다. 식자재나 식용유, 쌀, 김 등 여러 물건 들을 가게에 납품하기 위해 사장님을 찾는다.


우리 가게의 사장님은 우리 엄마.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 엄마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사장님 계세요? 사장님이세요?"

"아닌데요. 안 계세요."


우리 엄마의 대처법이다. 물론 나는 진짜 사장이 아니니까 사장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대부분 홍보물을 주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나 열정적인 분들은 나를 붙잡고라도 설명을 해주시고 간다. 이미 우리 가게에는 10여 년 이상 거래한 거래처들이 있다. 엄마, 아빠는 웬만하면 거래처를 바꾸지 않는다. 신뢰가 두텁게 쌓인 거래처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홍보를 오면 엄마는 거절하는 것도 어려워해서 모르는 척을 한다.


직접 와서 사장님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전화로도 사장님을 찾는다. 세무사 사무실, 초음파식기세척기, 노랑우산 등 전화가 오는 곳도 다양하다. 보통 낮 시간대에 이런 전화들이 와서 내가 받게 되는데, "사장님 안 계세요." 하면 상대방이 먼저 뚝 전화를 끊는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사장님을 찾으면 앞으로도 엄마는 사장님 아니라고 할 거다. 그러니까 우리 가게에서 사장님은 찾지 말아 주세요. 사장님이 많이 곤란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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