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초김밥 아가씨

by BABO

몇 해 전이었다. 한 아가씨가 땡초김밥을 포장해 가면서 너무 맛있다고, 땡초김밥을 먹어야 한국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했다. 일 때문에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는데, 해외에 가면 땡초김밥이 너무 생각난다고 하면서 한국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비가 엄청 오는 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큰 캐리어를 끌고 힘들게 우리 가게에 왔는데, 문이 닫혀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떙초김밥을 먹지 못해서 너무 슬펐다고.


엄마는 아가씨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보통 가게의 영업시간을 지키는 편인데, 비가 너무 많이 온 그날은 손님이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서 문을 닫았었다고 설명해 주고 헛걸음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아가씨는 괜찮다고 웃으며 땡초김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해주었다.


어딘가 멀리 갔을 때, 나는 어떤 음식이 생각이 나더라? 돌아가면 꼭 먹어야지 하는 음식이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 우리 가게의 땡초김밥을 떠올려준다는 아가씨가 너무 고맙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음식이 엄마, 아빠의 손길이 닿은 음식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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