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할머니

by BABO

키가 작으신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시면서 "밥 먹으러 왔어요."라고 하며 자리에 앉으셨다. 때마침 감자탕을 끓인 날이었다. 엄마는 감자탕 한 그릇을 할머니에게 드리고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했다. 할머니는 점심도 못 드셨다며 감자탕을 아주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돈을 내려고 하자, 엄마는 괜찮다고 하고 잘 드셔서 기쁘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우연히 엄마가 감자탕을 끓인 날 가게에 오셨는데, 그날 엄마가 감자탕을 드린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 뒤로 할머니는 김치가 생기거나, 쌀이 생기거나, 혼자 드시기에 많은 것들이 생기면 가게에 가져다주시곤 한다. 가장 최근엔 오전에 배추를 받았다고 가져오셨다. 그래서 그날 배추가 생겨서 엄마는 감자탕을 끓였고, 저녁에 할머니가 가게에 들르셔서 감자탕을 대접해 드렸다. 오전에 가져오신 배추를 넣어 끓였다고, 배추가 달아서 감자탕도 아주 맛있게 됐다고 했다. 정말 신기하게 감자탕을 끓인 날 할머니가 오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내가 아주 복이 많나 봐요."라며 항상 맛있게 드신다. 다 드신 뒤에는 돈을 내려고 하지만 엄마, 아빠는 돈을 받지 않는다. 맛있는 걸 갖다 주시니까 안 받아도 된다며.


엄마는 할아버지 댁에 갈 때 종종 감자탕을 끓여간다. 우리 가족 모두 엄마의 감자탕을 참 좋아한다. 그러나 손이 많이 가고 끓이는 게 힘든 걸 알아서 자주 해달라고는 못한다. 그러니까 할아버지 댁에 갈 때 감자탕을 끓이는 날은 나름 특식을 먹는 날로 아주 행복한 날이다. 우리 가족의 행복한 음식이 할머니에게도 행복한 음식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을까?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감자탕 한 그릇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