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아저씨

by BABO

몇 년 전, 쿠팡이츠라는 서비스가 생길 거라고 했다. 그런데 정확히 언제 하는지 알려주지 않아 언제 하려나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오늘 시작이래 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엄마, 아빠는 지금 가게에서 처음으로 배달을 하게 되었다.


쿠팡이츠는 배달 플랫폼 후발주자로 시작하면서 홍보를 위해 김밥 한 줄도 배달을 했다. 그래서 정말 김밥 한 줄이 나가기도 했었다. 그 시절 자주 오던 라이더 차 아저씨!


차 아저씨는 차로 배달을 했다. 그리고 성도 차 씨였다. 그래서 여러 의미로 차 아저씨라고 불리게 되었다. 차 아저씨가 기억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식이 나오지 않아 기다려야 할 때 항상 손에 책이 들려있었다. 짧은 시간에도 책을 읽으며 기다리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슨 책인지 제목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떨 때는 두꺼운 책, 어떨 때는 얇은 책을 들고 다녔다. 배달을 하면서 책을 읽을 정신도 있다니 정말 신기해 보였다. 그때의 나는 책이랑 담을 쌓고 있었기 때문에 더 신기해 보였다.


차로 배달하면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아 차로 하면 안 힘드냐고 물었더니 할만하다고 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오토바이보다 좋을 것 같긴 하다. 초반에는 자주 배차가 되어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라이더들이 점차 늘면서 우리 가게에 배차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벌써 몇 년이 흘렀는데,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배차가 되어 가게에 왔다. 아직도 하고 있냐고 아빠가 물었더니 가끔 하고 있다고 했다. 아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렇게 오래된 인연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이런 만남이 있을 수 있는 건 엄마, 아빠가 이 가게를 지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중한 인연을 쌓아가는 우리 가게가 참 정답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원봉사자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