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기를 비롯한 날아다니는 작은 벌레들이 너무 싫다. 그리고 살충제를 뿌리는 것도 너무 싫다. 냄새가 독하기도 하고 벌레를 죽이려다 나를 죽이는 느낌이 들어서 싫다. 친환경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다 생각해 낸 방법이 식충식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예전에 한 번 키우다 실패를 한 적이 있어 이번엔 씨앗을 구매해서 심었다. 200개의 씨앗이 왔는데 정말 먼지 같았다. 열심히 씨를 뿌리고 키웠더니, 생각보다 발아율이 높아 어마무시하게 많이 자라났다. 너무 많은 숫자라 감당이 되지 않아 가게 앞에 놓고 화분을 팔기도 했다.
가게 안에도 몇 개의 화분을 놓아뒀는데, 관심을 보인 손님이 있었다. 항상 라면과 김밥을 먹고 가는 손님이었는데, 끈끈이주걱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화분을 보면서 판매를 할 거면 화분에 벌레 스티커를 붙여 시각적 효과를 높이면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조언도 해주었다. 나는 사실 판매에는 큰 뜻이 없어서 조언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스티커를 붙이진 않았다.
그리고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갈 때, 화분 하나를 드렸다. 예쁘게 키우시라고 하면서. 과연 그 화분은 잘 살아있을까?
물만 주면 잘 자라기는 하는데, 이게 벌써 23년 여름의 일이니 살아남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끈끈이주걱의 꽃이 피고 지면 씨앗이 떨어져 자연번식이 가능해 계속 키울 수 있는데, 과연 자라고 있을까? 잘 살아있다면 아주 기쁜 일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손님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