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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샐러드 Nov 17. 2016

돈 몰리는 'P2P대출', 돌다리도 두드리자

저금리 저성장시대. 돈벌이는 시원치 않고, 투자할 곳은 없고. 그렇다고 은행에 맡기자니 이자가 쥐꼬리만 해 속 터지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새 10배로 급성장한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P2P대출 시장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P2P대출 업계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00억 원대였는데, 올해 9월 기준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성장 속도가 놀랍습니다. 


P2P 대출은 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서비스입니다. P2P대출 업체는 온라인 플랫폼 역할을 하며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대안 투자처로 좋고, 대출자 입장에서도 2금융권 대출에 비해 높지 않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P2P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주목받기 시작했고, 하나 둘 늘더니 이젠 80여 개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연체율 0%의 '신화'


투자자의 입장에서 P2P대출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10%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입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서 이런 투자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P2P대출은 리스크가 낮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러 언론에서 P2P대출 연체율이 0%라는 보도가 많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연체율이 0%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평판을 중요시 하는 P2P 대출 업체들이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고 있기에, 연체율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격해지는 경쟁, 커지는 리스크


그러나 사실 연체율 0%라는 수식어는 어떻게 보면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돈을 빌리고 처음부터 갚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원금과 이자를 갚는 와중에 주머니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지거나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돼 유동성 위기가 생긴 뒤에야 연체가 시작됩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한 P2P대출 업체의 대출자들은 돈을 빌린 초반에 대부분 성실하게 돈을 상환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보통 연체율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야 오르기 시작하기 때문에 사업 초반 연체율 0%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사업 초반 '평판'에 신경 썼던 P2P대출업체들이 점차 경쟁에 치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P2P대출 업체들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습니다. P2P대출 업체들은 통상 대출자에게 연 10%가량의 이자로 대출을 해주고, 투자자에게 8%가량의 수익을 줍니다. 남은2%가량이 P2P대출 업체의 몫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수수료로는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심사까지 까다롭게 하니 대출자를 늘리기 쉽지 않고, 결국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수익원 찾다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


결국 일부 업체는 리스크가 큰 대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건설 자금' 대출이 대표적입니다. 20%대에 가까운 수익률을 제시하는 P2P대출업체들은 대부분 빌라나 빌딩 건설에 쓰일 자금을 대출해 주고, 이를 투자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 담보가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직 건물이 지어지지 않았는데 이를 담보로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P2P대출은 오히려 건물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건설자금 대출은 연체율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 아직은 대출 초반입니다. 또 최근 부동산 경기가 비교적 호황이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부동산 위기가 오면,리스크가 큰 물건부터 무너질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건설 경기가 나빠져 건물 완공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커지는 우려, 가이드라인 내놓은 정부


최근 들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어떤 업체에서 연체가 생겼다느니, 또 어떤 업체는 영업을 중단하고 사라졌다느니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연체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워낙 0% 연체율을 강조하다 보니 투자자들도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또 업체가 80여 개에 이를 정도로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그 중 부실 업체가 있다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부실 대출이나 부실 업체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금융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월 2일 금융위원회는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P2P대출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제가 없었던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규제 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일반 개인의 투자한도를 업체당 1000만 원으로 제한하고, P2P대출 업체들은 거래 구조나 누적 대출액, 대출잔액, 연체율 등을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이런 연체율 정보 제공 등의 방식이 제각각인데, 이를 통일하도록 했습니다.




P2P대출 채권에 투자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물론 언제 어디서 '대형 부실 사고'가 터질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부실 업체를 일부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1. 시장에서 검증된 선두업체를 찾아라! 


첫째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업체를 고르는 것입니다. P2P 대출 업체들이 출범한 지 1년이 이제 막 지나 검증이 어렵긴 하지만, 아무래도 뒤늦게 출범한 업체보다는 먼저 출범한 업체가 고객이나 금융당국에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두 업체들을 찾아보는 방법 중 하나는 한국P2P금융협회 홈페이지(http://p2plending.or.kr/)에서 회원사들을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이 홈페이지 회원사 소개란에는 플랫폼 시작 시기가 나와 있습니다. 이 협회는 출범 초기 나름의 우량 업체들이 모여만든 곳으로, 협회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부실 업체는 받지 않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 역시 이 협회가 주관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회원사들이 이를 지키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 회사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라!


 두 번째는 조금 거친 방식이긴 하지만, 회사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각 업체 홈페이지에는 기업 소개란이 있습니다. P2P 대출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무래도 금융 관련 경력이 탄탄한 사람들이 심사도 전문적으로 하고 우량 대출 상품을 취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3. 불변의 진리, High-risk High-return


마지막으로는 다른 업체에 비해 너무 '매력적'이라면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연 10%대 중후반대의 고수익률 상품이 너무 많다거나, 새로운 금융기법으로 원금보장이 가능하다는 뉘앙스가 읽히면 일단 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했을 때 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연 1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딱 그만큼의 리스크를 져야 합니다. 수익은 높은데 리스크는 낮은 투자처는 찾기 어렵습니다.


written by 나원식 비즈니스워치 금융부 기자

경제, 금융이라는 영역이 낯설기만 했던 사회과학도였습니다. 졸업 뒤 여러 언론사에 입사 원서를 넣다 보니 '어쩌다 경제지 기자'가 됐습니다. 경제지 이데일리에서 2년여 금융부 기자를 하다가, 지난해 온라인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워치로 옮겨 어느새 4년째 금융 영역만 취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기자는 전문가에게 질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모르는 것과 독자 여러분이 모르는 걸 꼼꼼하게 질문해서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질문 거리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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