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복잡해 암 유발하는 소득공제.. 나한테 해당되는 내용만 챙겨보자!
수많은 연말정산 공제 항목이 있지만 특히 부양가족이 없고, 교육비/의료비 지출이 많지 않은 싱글 직장인들에게 그나마 빠짐없이 적용되는 것이 바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공제" 항목입니다. 누구나 돈은 쓰고 살아야 하니까요!
체크카드의 높은 공제율이 유리하거든?
아니야 신용카드로 혜택을 받는게 더 좋거든?
하면서 자주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내가 내 돈 쓰고 돌려받는 공제 금액 - 얼마나 되는 걸까요?
연말정산의 기본 개념을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 과세표준 : 세금을 부과하는 데 표준이 되는 것으로, "총 급여"에서 "돈 버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정된 금액"을 뺀 것입니다. 여기서 빼 주는 금액으로는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현금영수증이나 신용카드 등 소비금액, 의료비, 보험료 등 이 있습니다.
- 세율 : 세금이 매겨지는 비율로, 과세표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공제 : 소득에서 일부 금액을 공제해줌으로써 "과제표준"을 낮춰줍니다. 그래서, 내가 어느 구간에 있느냐에 따라 세율과 절약되는 세금이 달라집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소비된 금액에 대한 "공제"는 소득공제입니다. 즉, 그만큼의 과세표준에서 깎아준다는 의미죠. 실제로 절감되는 세금의 액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각 과세표준에 대한 세율을 한번 더 곱해줘야 한다는 점!
안타깝지만, 이런 소비 지출액에 대한 공제는 총급여의 25% 이상인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1년간 총 급여가 4000만원인 직장인이라면, 최소한 25%인 1000만원은 써야 단돈 1원이라도 공제를 받을 수 있고, 1000만원을 초과한 부분만 공제 대상입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로 결제했거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소비지출액이라고 하더라도, 공제에 해당되지 않는 몇가지 항목들이 있습니다.
- 신규 및 중고 자동차 구입 혹은 리스 비용
-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 (꼭 해외에 가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해외 사업자에게 결제한 것은 모두 포함. 직구 등)
상품권 등 유가증권 구입비
- 공과금 납부액 (각종 세금, 전기/가스 요금, 핸드폰 요금, 아파트관리비, 도로통행료 등)
- 별도로 공제 혜택을 받는 항목들 (보험료, 교육비, 기부금, 월세 소득공제를 받는 월세액)
반대로, 몇가지 이중 공제가 되는 항목도 있습니다. (신용카드만 써있지만,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 신용카드로 결제한 의료비 (의료비 공제 O, 신용카드 공제 O)
- 신용카드로 납부한 취학전 아동의 학원비 및 체육시설 수강료 (교육비 공제 O, 신용카드 공제 O)
- 신용카드로 납부한 장애인 특수 교육비 (교육비 공제 O, 신용카드 공제 O)
- 신용카드로 납부한 중고등학생 교복 구입비 (교육비 공제 O, 신용카드 공제 O)
신용카드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 30%가 소득에서 공제됩니다.
앞에서 든 예로 계산을 해볼까요? 총급여가 4000만원인 직장이, 신용카드로만 2000만원을 사용했다고 가정합시다.
총급여의 25%를 초과 지출한 금액인 1000만원이 공제 대상이 되며, 신용카드로 사용했기 때문에 15%인 150만원이 소득에서 공제됩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여, 세율에 따라 계산된 절세 금액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체크카드나 현금 영수증으로 동일한 금액을 쓴 경우에는, 공제율이 15%에서 30%로 올라가기 때문에 절세 금액도 다음과 같이 2배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위의 경우를 보면, 신용카드만 사용한 경우와 체크카드만 사용한 경우의 연간 절약 금액이 22만 5천원 차이가 나네요. 생각보다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이용하면서 체크카드보다 더 좋은 혜택을 얻는다면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안타깝지만 이 공제 항목의 한도는 300만원입니다. 연봉 4천만원인 사람이 신용카드를 5천만원쯤 써서 4천만원이 공제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에 15%를 곱한 600만원이 공제 되는 것이 아니라, 300만원만 공제됩니다.
다만 대중교통 사용액에 100만원, 전통시장 사용액에 100만원 각각의 한도가 적용되어, 꽉 채워 받으면 5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 항목은 완전히 별개로 계산됩니다. 각각 30%의 공제율이 적용되는데, 신용카드로 결제했다고 하더라도 15%가 아닌 30%가 공제되며, 신용카드 사용액에서는 제외됩니다. 각각 30% 공제, 한도액은 100만원이므로 소비 금액 기준으로는 년간 333만원까지가 한도입니다.
1년에 KTX를 300만원어치 타는 분이 있다면, 90만원을 공제 받고, 본인 세율이 15%라면 13.5만원을 절세할 수 있는 셈입니다. (13.5만/300만 = 4.5% 절약! 물론 다른 소비로 급여의 25%는 쓴 이후라고 가정할 때임.)
"대중교통의 범위"
- 시내외 버스 (광역버스 포함), 지하철, 기차 (KTX 포함)
- 택시, 비행기, 배, 관광버스는 포함되지 않음
"전통시장의 범위"
- 국세청에 등록된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고는 하나, 국세청에서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음. 전통 시장 정보는 정부3.0 홈페이지 참조.
- 전통시장에 입점되어있는 다이소와 같은 일반적인 매장도 공제 대상. (전국 다이소가 전통시장 범위에 포함되어버린 오류에 대한 뉴스 : 다이소 해프닝)
위의 계산식에서도 쉽게 드러나지만, 공제율의 차이 때문에 소득 공제로 인한 세금 절감 효과만 본다면 분명 체크카드가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소비 방식이 보통은 이런 모습이죠.
연봉 25% 까지는 신용카드 사용. (어차피 공제는 안되니 카드 혜택을 먹자!)
연봉 25%가 넘으면 체크카드 사용 시작!
어차피 공제 한도는 300만원이니 체크카드도 1000만원까지만 써서 공제를 풀로 받자!
체크카드 1000만원 넘었으면 어차피 공제 안되니 다시 신용카드 사용!
하지만 신용카드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어느정도의 혜택을 얻으며 쓰고 있는지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나쁘지는 않지만 항상 최고의 효과를 낸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걸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돈을 쓰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구요.
앞에서 보았던 예를 다시 가져와보겠습니다.
전체 소비금액인 2천만원이 아닌, 총급여의 25% 초과분에 대해서만 계산을 해 보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절세 혜택 차이는 2.25% 입니다.
이번에는 급여가 8천만원으로, 세율이 더 높은 사람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본인의 세율이 높다면 그 차이는 2.25%에서 3.6%로 조금 더 늘어납니다.
이런 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혜택이 체크카드를 쓸때보다 2~3% 이상 높다면, 굳이 공제를 더 받으려고 체크카드를 쓸 이유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체크카드의 장점은 신용카드에 비해 소비 절제가 된다는 부분과 현금흐름이 명확해진다는 점(신용카드를 쓰면 돈을 쓰는 시점과 돈이 나가는 시점이 달라져서 관리가 어려워지고, 돈 흐름에 둔감해지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 훨씬 크고, 공제가 많이 된다는 부분은 부가적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신용카드 공제 항목은 매년 없앤다고 말이 많다가도 계속 연장되는 대표적인 항목 중에 하나입니다. 1999년 최초로 도입한 이래 항상 2-3년 동안 적용하는 것으로 입법되었지만, 일몰 시기가 되면 항상 연장이 되었습니다.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3년 연장하자는게 정부안이었으나, 국회에서 2년 연장으로 의결이 되었습니다. 2018년말까지 연장한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2018년 되면 소득공제가 끝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일몰 시기가 되면 계속해서 연장되는 법안이 제출되었고 의결되어 왔습니다.
단 이번에 추가로 개정된 세법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고소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입니다. 2017년부터는 총급여가 1억2천만원을 넘는 경우 공제한도가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게 되고, 2018년부터는 총급여가 7천만원~1억2천만원인 경우 소득공제 한도가 3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축소됩니다.
최근 세법개정의 추세가 고소득자의 세제혜택은 축소하고 저소득자의 세제혜택은 늘리거나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 세제혜택이 없어지리라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제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연말정산에 대한 개념이 점점 잡히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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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빈누
파이낸셜프리덤(http://financialfreedom.kr)에 글쓰는 블로거. 본업은 엔지니어. 다른 사람들처럼 학자금 갚으며 시작된 사회인으로써의 금융 생활이 어느샌가 취미가 되어 보기 드문 재테크 덕후로 살아가고 있음. 경제적인 자유로 가는 길이 하나일 수 없듯이 잡식의 관심사를 보유. 절약, 저축, 투자, 금융 데이터 관리, 세금, 보험, 영어, IT, 자기계발 등 두서가 없어 블로그가 인기가 별로 없음. 그럼에도 누군가는 읽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열혈 블로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