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노후 기간만큼 중요한 연금 수령 전략!
노후설계(Retirement Planning)는 노후 때 필요한 적정 생활비를 산출하고 그 자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총 자금을 계산 후, 부족자금이 얼마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목전에 노후생활을 둔"예비은퇴자"들의 노후설계는 이와는 다릅니다. 대개 보유한 자산을 구분하고, 어떤 자산을 ‘연금화’시킬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동시에 어떤 순서로 얼마씩을 받도록 설계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를 인출전략이라고 하는데, 이 중 연금계좌의 인출- 즉 연금 수령 시 발생하는 세금에 따라 인출전략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금 계좌에서 돈을 수령할 때, 어떤 순서로 수령하면 좋을까요?
우선 연금과 관련하여 알아둬야 할 세금의 이름이 있습니다. 연금소득세(3.3~5.5%), 기타소득세(16.5%), 종합소득세(6~40%)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수령할 지에 따라 붙는 세금의 종류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 연금소득세 : 연금 수령액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으로, 연금 개시 시점(연령)에 따라 세율이 3.3%~5.5%까지 달라집니다. 연금으로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수령해야 "연금소득세" 부과 대상으로 인정됩니다.
※ 기타소득세 :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하여 수령하는 금액은 "연금 외 소득"으로 보고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 종합소득세 : 종합소득세란 개인이 지난 1년간의 경제활동으로 얻은 모든 소득(근로소득, 연금소득, 이자소득 등)을 합산해 이에 대해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종합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 금액을 뺀 금액을 "과제표준"이라고 하고, 이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이 6%~40%까지 달라집니다.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은 2002년 이후 불입분에 대해서는 전액 소득공제가 됐기 때문에 연금수령시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당연히 2001년까지 불입분에 대해서는 과세 제외 대상금액이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공적연금은 연금수령 시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 한 후 "종합소득합산과세"를 합니다. 다만 공적연금을 제외하고 다른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매년 5월 확정신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의미는 신고의무만 없을 뿐 종합과세는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공적연금은 무조건 종합과세됩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이보다 조금 복잡합니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연금수령한도’라는 개념입니다.
연금수령한도 = (연금계좌의 평가액)/(11-연금수령연차) X 120%
연금수령한도란, 연금 수령기간을 10년이상으로 해야 하고 특정 연도에 1년 연금의 120% 이상을 수령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연금수령연차는 최초 연금수령 할 수 있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을 기산연차로 시작해 누적 합산한 연차를 말하는데, 그 기간이 11년 이상인 경우는 계산식을 적용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연금수령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은 ‘연금 외 소득’으로 보고 기타소득세(16.5%)를 내야 합니다.
퇴직연금은 소득의 원천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퇴직금 명목의 자금은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퇴직소득세를 내고, 이를 연금으로 받게 되면 내야 할 퇴직소득세의 70%를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즉 일시금보다 연금으로 받아야 세금이 적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개인퇴직계좌(IRP)에는 근로자 개인이 추가로 더 불입한 적립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세액공제를 받은 부분과 받지 않은 부분으로 나누게 됩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적립금은 수령 시에도 납입원금에 대한 세금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액공제 받은 부분은 연금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개인연금에서 세금과 관련한 상품은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 상품입니다. 10년 이상 유지시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되는 보험사의 연금보험 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불입금액의 400만원 까지 세액공제 해주는 연금저축상품은 알다시피 연금수령 시 연금소득세(3.3~5.5%)를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적연금을 제외한 연금수령액이 연간 1200만원을 넘게 되면 3.3~5.5%로 분리과세 됐던 세금을 다시 종합소득합산과세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에서 세액공제 받은 부분은, 연 수령액이 1200만원을 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연금소득세로 가느냐 종합과세로 가느냐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종합과세로 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종합과세의 뜻이 발생한 모든 소득을 다 합산해 세금을 정한다는 뉘앙스라서 많은 세금을 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금신고 과정의 각종 공제항목이 많아서 경우에 따라서는 환급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 연금계좌의 금액은 연금수령한도에 따라 한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받을 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고, 1200만원을 넘게 되면 일단 종합과세를 해야 합니다.
자, 그럼 인출전략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연금계좌에 들어가 있는 돈 가운데 늦게 꺼낼수록 유리한 것을 뒤로 미루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꺼내도 크게 상관없는 부분은, 소득원천이 "퇴직급여"인 것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퇴직소득세의 70%를 내게끔 돼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퇴직계좌와 연금저축계좌에 추가로 적립하고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부분을 꺼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꺼내야 할 것이 세액공제를 받은 부분입니다. 물론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수령기간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여기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항목은 연금계좌에 추가 적립해 세액공제 받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수령 시 세금도 없지만, 연간 1200만원이라는 종합과세의 갈림길에도 해당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세액공제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간 불입한도 내에서 여유가 있을 때 추가불입 해두는 것이 노후를 준비하는데 꽤나 훌륭한 팁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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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영일
10년 넘게 재무설계 현장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깎아 내리며 ‘행복’을 갈망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말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지금도 즐겁게 일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재테크에 목말라 하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뛰는 삶이 아닌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유쾌한 삶을 살아가는 그대가 특별한 겁니다. 전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