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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샐러드 Feb 09. 2017

금리 인상, 미국이 금리를 올렸으니 이번엔 우리나라?

막연한 걱정하지 말고 현재 상황을 체크하세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릴 것이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작년 12월 15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이 금리를 0.25%p 올렸습니다. 그러자 우리나라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드디어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까 우리나라 금리도 오를 거라는 겁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국내 금리는 꿈틀거렸고, 은행들은 대출금리부터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문 등 언론에서는 대출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므로 장기대출일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라고 합니다. 이런 보도를 접하다 보면 대출이 있는 사람들은 불안감이 커집니다. ‘변동금리 대출을 쓰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나?’, ‘이자 부담이 커질 텐데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쏠림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정해진 사고의 틀’에 갇혀 있을 때 발생합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정해진 사고의 틀’은 무엇일까요? 


‘미국금리인상=>달러강세=>외화유출=>국내금리인상’입니다.

  


얼마 전 미국 연준의 옐런 의장은 올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금리도 미국 따라 함께 오를까요?









‘미국금리인상=국내금리인상’의 틀에서 벗어나자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0.25~0.5%이고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1.25%입니다. 아직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금씩 올리다 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비슷해 지거나 역전이 될 수 있습니다. 금리 차이가 줄거나 역전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빠져나간다는 우려가 들만 합니다. 결국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까요? 


정답은 ‘안 그럴 수도 있다’입니다. 미국은 경기상황이 우리나라 보다 좋아서 금리를 올릴 수 있습니다. 경제상황도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실업률도 낮습니다.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령화 저성장 경제에서는 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려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서 돈에 대한 수요가 많거나 물가가 올라줘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도 낮고, 물가도 안정되어 있습니다. 기업들은 투자를 안 하고 1,300조가 넘는 부채에 허덕이는 가계는 돈을 쓸 여유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돈에 대한 수요가 적고 내수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라 우리경제는 금리 상승을 견딜만한 체력이 안됩니다. 오히려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합니다. 


문제는 외국자본입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빠져나간 다면 국내 금융시장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외국 자본을 붙잡아 두려면 이자를 많이 줘야 한다는 게 앞서 이야기한 정해진 사고의 틀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각이 아닌 외국자본의 시각에서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국자본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외국자본 입장에서는 금리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환율입니다. 금리가 높은 나라라도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환차손, 즉 환율에서 손해가 예상된다면 그 나라에 투자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자를 많이 받더라도 그 이상 손실(환차손)이 발생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사례가 브라질 국채입니다. 연 10% 이자를 받는 다고 좋아해봤자 헤알화 가격이 10%이상 폭락하면 손해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몇 년 전 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이유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그렇다면 연 10%도 아닌 연 1% 정도 금리 차이라면 외국인에게는 금리 보다는 환율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전세계적으로는 여전히 저금리입니다. 주요국들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잠깐 살펴볼까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 기준으로 미국이 연 2.47%, 독일 0.43%, 이탈리아 2.03%, 스페인 1.49%, 영국 1.53%, 일본 0.07%, 우리나라 2.12%입니다. 미국이 가장 높고, 이탈리아와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연 2% 미만입니다. 유로존에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기초체력 보다 금리가 낮지만 어쨌든 저금리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도 매우 중요합니다.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

를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이로 인해 달러가 약세로 방향을 틀고 원화가 강세로 돌아선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채권가격 강세(금리 하락), 주식시장 상승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안길 수도 있는 거죠. 


수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 환율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예측 불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시작한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 있습니다. 혹은 다른 이유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외국인들에게는 ‘금리 보다 환율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이해하는 겁니다.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면 원화가 강세로 잘 버텨 주기를 기대하고 응원하면 됩니다. 따라서 수출이 잘 돼서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는지, 국내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있는 지를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원화는 외국인들의 러브콜로 강세를 유지할 수 있고, 국내금리도 안정될 것입니다. 내수경기가 침체여서 그렇지 수출은 연말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국내기업들의 실적은 생각보다 양호합니다.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미국금리가 올라가니까 예금이나 적금 만기를 짧게 하라’, 혹은 ‘장기대출은 무조건 고정금리로 하는 게 좋다’는 말에 흔들릴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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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송승용
돈과 금융에 대한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돈에 대한 건전한 철학이 사회전반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돈과 금융에 대한 교육을 못 받은 채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돈과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  저는 재테크가 아닌 돈에 대한 이야기, 금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돈맹, 금융맹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다면 경제위기도 없을 것이고 부정부패도 많이 사라질 것입니다.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도 당연히 사라지겠죠?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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