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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 Ban Sep 28. 2024

친구가 행복을 묻다

1. 최기자가 묻다


요 근래, 친한 후배인 최기자와 자주 보고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짧은 리커버리 러닝을 함께 하고, 최기자가 내게 물었다.


"형, 포르쉐 사고 나니까 더 행복해졌어?"


나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답했다.

"음, 글쎄 단순하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


금년 1월, 나는 포르쉐라는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하였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브랜드이며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차량이다.


이어서 답하길,

"포르쉐가 없어도 행복했을 것 같고,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해진 것 같진 않아."


최기자가 이어서 질문했다.

"그럼 다시 돌아가더라도 포르쉐 살거야?"


나는 당연하다는듯 대답했다.

"그럼, 당연히!"

"짧은 시간 포르쉐를 타며 많은 경험을 했어. 포르쉐가 없었다면 하지 못할 경험들. 돈 주고 살 수 없는 그런 것 말이야."



2. 김후배가 묻다


그리고 어제 김후배와 축구하고 사우나를 나온 후, 축구에 대한 소회를 나누었다.

"축구는 같이 하는 사람이 너무 못해도 재미가 없고, 너무 잘해도 재미가 없는 것 같아. 다들 어느정도 하는데 그 중에 내가 제일 잘할 때, 그럴 때 재밌는 것 같아."


김후배가 맞장구치며,

"맞아요. 그런 의미에서 어떤 것을 얼마나 잘해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나도 한동안 생각했던 주제였기에 크게 맞장구쳤다.

"맞어. 무언가를 꼭 잘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 같아."

"노력하고 무언가를 잘해지는 건 꼭 행복해지기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김후배가 재밌는 질문을 한다.

"형, 포르쉐 사니까 어때요?"


자연스럽게 최기자의 질문이 떠올랐고, 같은 미소가 지어졌다.

"엊그제 최기자도 비슷한 질문했어!!"


김후배와 최기자, 그리고 나는 대학교 때 함께 동아리 생활을 했던 사이이고 셋이서 자주 운동할만큼 친하다.

나는 이어서 최기자와 나눈 얘기를 공유했다.

그리고 말하길,

"이 차를 타며 얻은 경험이 내 세계관을 확장시켜준 것 같아. 나는 뭐든지 다 알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내 생각을 확장시키는게 좋은 것 같아."


김후배는 이어서 질문한다.

"근데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순 없잖아요."


나는 끄덕였다.

"글지, 다만 할 수 있는만큼 열심히 알아가고 내 세계관을 넓혀보고 싶어."


김후배는 편견없이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고 보면, 해보기 전엔 몰랐지만 하고 나니 알게 되는 것이 있으니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따라해보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나는 마지막 답변을 이었다.

"내 생각엔 그래도 되고, 그렇지 않아도 되고.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해도 되고, 따라하지 않아도 되고. 중요한 건 자기가 바라보는 삶의 관점, 방향성에 부합하느냐 같아."

"나는 좋은 물건, 브랜드, 헤리티지 이런 걸 좋아해. 그래서 이런 것을 경험하고 또 사람들의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누군가 이런 관점을 갖고 있다면, 포르쉐를 추천하고 싶어. 근데 누군가 헤리티지 관심이 없고 운전도 좋아하지 않고, 예를 들어 웰니스와 미니멀리즘, 가족의 안녕 등에 집중하려는 삶이라면 포르쉐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경험 같아."



3. 행복을 재발견하다


최기자는 항상 단순한듯 간결하지만 쉽지 않은 질문을 해주는 친구이다.

김후배는 언제나 그렇듯 상대방의 관점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려는 친구이다.


여전히 반짝이는 영감을 담은 질문을 해주는 사람이 곂에 있어 고맙다.

내 관점에 이렇게 관심가져주고 따뜻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 감사하다.


이런 사람들이 내 옆에 있고, 이렇게 나누는 것이 참 행복이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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