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는 질문들
* [공유] 반나무의 일주일회고 템플릿
* [함께 할 사람 찾아요] 기록으로 연결되는 사람들, 일주일회고클럽
2025년이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이제 올해도 다 갔다."는 말을 인사처럼 나누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10월 동안 저는 2025년을 돌아보는 일에 힘을 쓰며 지냈습니다. 매년 10월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하고, 11월에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남들보다 한 발 일찍 새해를 시작합니다. 만약 헬스 시작하기가 새해 목표라면 전년도 12월에 가서 결제를 하고 예열을 하는 식입니다.
어느 10월, 왠지 모르게 힘이 쭉쭉 빠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몸은 자꾸 아프고... 힘을 내자 마음은 먹지만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축 늘어지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작년과 재작년에 써둔 일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Day One이라는 저널 어플을 사용하는데, 매일 아침 과거의 기록이 배달됩니다. 오늘이 10월 31일이라면 지난 10월 31일의 일기들이 한 번에 찾아오는 것이지요. 그렇게 과거 제 상태를 살펴보는데 신기한 건 작년에도, 재작년 10월에도 비슷한 상태였더라고요. 그리고 '아, 원래 이 때는 그런 거구나' 싶은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1월부터 요이 땅! 하고 시작해 10개월을 달려왔으니 숨을 크게 고를 때가 되긴 되었죠. 그래서 10월에 한 해 정리정돈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 한 해 마무리와 새해맞이를 나 홀로 일찍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루틴은 꽤나 제게 잘 맞습니다. 저는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에너지가 솟는 편이라, 이 기운으로 10월을 조금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게 되었고 새해 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시작한 탓에 어버버 하며 1분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일이 줄었습니다.
그리하여 10월 한 달 동안, 질문을 고르고 그 질문에 답을 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 제게 중요했다 생각한 6개의 키워드를 고르고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에 집중하며 한 해를 살아왔는지 알 수 있어 좋았고, 스스로 답을 다는 과정에서는 흩어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025년을 돌아본 제 질문들은 이렇습니다.
1️⃣나와의 관계
- 나는 올해 나 자신을 얼마나 잘 이해하게 되었는가?
- 내 몸과 마음은 올해 어떤 변화를 겪었고, 나는 그 신호를 어떻게 돌보았는가?
2️⃣일과 성장
- 나는 올해 '버티는 힘'을 어떤 방식으로 키워냈는가?
- 일 속에서 나를 소모하기보다, 나를 성장시킨 순간은 언제였는가?
- 내가 올해 새롭게 배운 '기획력'이란 무엇이었는가?
3️⃣관계와 연결
- 나는 올해 누구와 진심으로 연결되었는가?
4️⃣ 배움과 내면
- 올해 새롭게 배운 것 중,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고 싶은 게 있다면?
- 나만의 회복 루틴, 마음을 정화하는 방법은 무엇이었나?
5️⃣이별과 성장
- 이별이 내게 남긴 가장 값진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 사랑을 통해 내가 알게 된 '나'란 사람은 어떤 모습이었나?
6️⃣ 여행과 외부 세계
- 올 한 해 여행 중, 가장 마음이 울렸던 장소는 어디였고, 왜였을까?
-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중, 내 인생에 작은 흔적을 남긴 사람이 있다면?
이 질문에 답을 다 달고 난 후, 정리하는 문장으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나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고, 그 덕분에 세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바라보게 되었다.”
여러 일들이 있던 한 해였고, 나름 잘 살아온 한 해였습니다. 2025년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충분히 격려했으니 다가오는 2026년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키워드와 질문으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어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기록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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