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회고 24

2026년을 준비하는 마음

by 반나무

위안이 되는 순간을 모아 설렘을 만드는 '일주일회고'

* [공유] 반나무의 일주일회고 템플릿

* [함께 할 사람 찾아요] 기록으로 연결되는 사람들, 일주일회고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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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시작될 2026년을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바삐 보낸 12월이었습니다. 그라운드시소 한남에서 <오늘의 기쁨>이란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얼리버드로 티켓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작가에 대해 아는 바 하나 없으면서 그저 제목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전시는 10월부터 시작되었지만,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전시를 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2026년 매일의 기쁨을 어떻게 모아나갈 수 있을까를 2025년 끝자락에 서서 생각해보고 싶었으니까요. 자신의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아이디어를 엮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히무로 유리 작가의 작품들도 재미났고, 전시 방법도 재미난 것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작품에 참여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스닙 스냅’이란 새로운 방법이 무척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얻은 오늘의 기쁨을 엮어 하나의 작품으로 내놓는 그녀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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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당신의 오늘에는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었나요?”란 질문으로 막을 내립니다. 질문을 받은 저는 자연스레 오늘의 기쁨이 무엇일까 떠올려보고, 오늘의 기쁨을 매일매일 부지런히 기록해 나가야지하고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있었던 기쁨을 떠올려보자면 처음 가 본 1인 세신샵에 대한 것입니다. 연례행사처럼 엄마랑 목욕탕에 가서 서로의 때를 밀어주었는데, 엄마가 아픈 후로 함께 목욕탕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유연의 능력이 혼자 등 때를 밀 정도는 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쌓여있던 각질이 겨울을 맞아 간지러움으로 돌아왔습니다. 1년간 열심히 살아온 스스로를 격려하며 힐링타임을 선물하자 싶어 목욕탕의 2배가 되는 세신비용을 내고 1인 세신샵을 예약했고, 묵은 때를 박박 밀어낸 만족의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살뜰히 살펴 준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세신사님께서 몸이 참 예쁘다며 말을 건네셨습니다. 노력해 온 시간을 누군가가 알아주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지요. 덕분에 새해에 더 열심히 운동할 힘까지 얻고 왔습니다.


몸을 단장하며 새해맞이 준비를 했으니 이제는 매일 생활하는 공간을 살필 때입니다. 정원 디자이너이자 스님인 마스노 슌모의 <스님의 청소법>을 읽으며 새해에는 생활의 공간을 더 잘 가꾸며 살아야지 다짐했습니다. 언젠가 어떤 방송에서 누군가가 열심히 청소하는 사람을 보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잘 돌볼 줄 아는 것 같다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순간 부끄러워졌는데요, 그것은 제 책상은 너저분하고 집 곳곳에 고양이 털이 데구루루 굴러다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기에 바쁘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에너지가 없기에 청소는 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죠. 그런데 이 책이 아주 명확하게 일침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청소의 중요성을 깨달았더라도 실제로 청소를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이죠. 그래서 책에서 알려준 대로 날마다 마음을 청소한다는 요량으로 그날 정한 만큼 계속 청소를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며칠 전에는 먼지 쌓인 수납장을 청소했고, 수납장을 청소하면서는 수납장 위에 옹기종기 붙어 있는, 세계 곳곳의 추억이 담긴 마그넷에 쌓인 먼지를 내일 닦아야지 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스노 슌모 스님이 지금 현대인에게 부족한 것은 마음을 드러내고 심플한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아닐까 하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심플’ - 그러니까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인 것 같습니다. 2026년에는 기본에 충실한 삶으로 단정히 지내보려 합니다. 내가 무엇에 기쁨을 느끼는지 그 뿌리들을 모아보고, 날마다 마음을 청소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조금씩 주변을 가꾸면서요.


각자의 소망이 심기는 연말. 그 씨앗이 움트고 돋아나 각자만의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라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년 한 해 동안, 매주 꾸준히 일주일회고를 하며 건져 올린 이야기들 중 몇 가지를 브런치를 통해 풀어보았습니다. 저의 소소한 이야기가 여러분께도 일주일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드렸길 바라며 일주일회고 시즌1 연재를 마무리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내년에도 꾸준히 일주일회고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다 또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그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록채집가 반나무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기록이 되기를 바라며

글이 좋았다면, 저의 다른 기록들도 구경해 보세요.


브런치 | 일상의 위안이 되는 순간을 모아 설렘을 전합니다.

https://brunch.co.kr/@bansoonmi#works


블로그 | 여행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https://blog.naver.com/ban_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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