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다는 건, 분명히 있었던 거야."
오후에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눈발이 좌우로 움직이는 것만 보아도
몸이 부르르 떨렸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내 줄
영상을 찍으려 창가 가까이 갔는데
귀여운 순간을 목격했다.
여일곱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내리는 눈을 잡아보겠다고
춥지도 않은지 바깥에서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
이따금 손에 눈이 내려앉으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입으로 넣었다.
그 장면을 목격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맞아,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싶어서.
최근 오랜만에 드라마 정주행을 했다.
넷플릭스에서 본 일본드라마 <우리들이 선택한 집>.
소중한 기억, 관계가 사라져 슬퍼하는 누군가에게
어떤 이가 이렇게 위로를 건넨다.
"사라졌다는 건, 분명히 있었던 거야."
なくなったってことは、あったってことだよ.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마련이다.
상황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지금은 눈 내리는 것에 설렘도 없고,
펄쩍펄쩍 뛰어다닐만한 에너지도 없지만
분명히 있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피식하고 웃음 짓게 할
어린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