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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오 Feb 08. 2022

가짜중국이 저지른 편파판정의 뿌리

우리에게 중국은 일본과 함께 불편한 이웃 나라다. 바로 그 불편한 이웃이 세계인들의 겨울 스포츠를 주관하고 있다. 14년 전 세계인의 눈을 즐겁게 한 하계 베이징올림픽으로 글로벌화에 재미를 본 중국은 이번 겨울올림픽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 중이다. 14년 전 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21세기판 '중화(中華)'의 부활을 바라는 중국의 복심이 그대로 담겨 있는 한 편의 영화였다. 새 둥지를 형상화한 '냐오차오'에 펼쳐 놓은 대형 두루마리 위에는 중국이 자랑하는 4대 발명품인 종이와 인쇄술, 나침반 등이 역동적으로 등장했고 개막식 시작부터 끝까지 폭죽 쇼가 환영처럼 펼쳐졌다. 무엇보다 중국은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과거 중국 정통 왕조를 집어삼킨 이민족들마저 자신들의 역사로 녹여 전 세계인에게 '중국의 것'임을 선포했다. 그중의 하나가 소수민족 공연이었고 어김없이 분홍색 한복과 짙은 붉은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조선족 여인들이 등장해 아리랑 등 민요를 배경으로 부채춤과 장구춤을 췄다. 한류의 원조가 중화라는 노골적인 도발이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은 비슷한 도발을 재현했다. 중국 국기 게양에 맞춰 소수민족을 늘어선 행사에서 어김없이 한복을 입은 조선족을 등장시켰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복이 왜 거기서 나와? 라는 반응이 첫째지만 조선족의 문화 코드를 다른 소수민족과 함께 융합한 행사니 뭐라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14년 전 색동저고리에 가까운 원조 조선족 한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 등장한 한복은 조선족조차 잘 입지 않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오늘의 한복이다. 세계인들이 경외와 우아함의 표상으로 치켜세우는 변화된 우리의 한복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해버린 왜곡의 현장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중국의 한복 끼워넣기가 비난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개막 당일 황당하게 벌어진 쇼트트랙 남녀 혼성계주의 편파 판정으로 불거졌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혼성계주에서 따낸 금메달이 구린내가 난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아직도 이어지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 관계가 홈 팀 중국에 편파적인 판정을 내렸다며 해외 네티즌들까지 중국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안하무인이다. 여기에 이번에는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 이준서에게 중국의 삐뚤어진 애국심이 레이저처럼 집중됐다. 바로 판정시비다.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수도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는 스포츠 정신이 사라진 쓰레기 경기의 전형이었다. 예선에서 모두 조 1위를 차지한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이날 모두 준결승에 올랐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중국 선수 2명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충돌은 없었고 다툼의 여지도 없었지만,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실격패를 선언했다. 뒤늦게 레인을 변경했다는 이유였다. 네티즌들은 레인 변경 때 깜빡이로 사인을 해야 하는 것이냐며 채널을 돌렸다. 황당한 판정은 2조에서도 이어갔다. 이준서 역시 비슷한 실격을 당했다. 황대헌과 이준서가 나란히 실격당하며 중국은 금메달 레이서를 이어졌다. 이 정도면 역대급 금메달 강탈 올림픽이다.


56개 종족에 13억 인구를 보유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나라. 미국에 대항하는 마지막 국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지만 중국을 제대로 공부한 이들은 대체로 바로 그 중국을 향해 ‘가짜 공화국’이라고 손가락질한다. 대표적인 사람이 지난 15년간 영국 BBC방송 중국 특파원을 지낸 제스퍼 베커다. 그는 중국은 가장 오만하고 가장 부패한 극소수의 지배층에 의해 유지되는 비밀의 국가일 뿐이며, 평등과 정의는 사라지고 더욱더 나은 미래를 약속했던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은 결국 중국 인민들의 희생을 강요해왔고 인민들은 이들의 거짓말에 속아왔다고 주장했다.


베커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저널리스트나 학자들은 즐비하다. 심지어 중국의 지식인들이 스스로에 대해 가짜 커밍아웃을 하는 일도 놀랍지 않은 것이 오늘의 중국이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중국 곳곳을 여행한 뒤에 '중국이라는 거짓말'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중국의 경제 성장 자체가 거짓말이며, 전 세계는 중국 공산당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면만 보고 있다'라고 썼다. 100년도 못 채우는 약육강식의 정권이 주변국의 인재와 문화를 약탈한 채 만리장성의 장막을 치고 주지육림과 향락에 빠져 헐떡이는 역사가 중국의 옛날이다. 그래서 과거는 숨기고 싶고 오늘은 공산정권의 드러나는 화려함만 부각한 채 과거사의 오욕과 뒷골목의 추함을 모두 덮어버리고 도도한 역사의 시나리오를 두루마리 위에 화려한 사기극으로 펼치고 있다.



이런 중국이 우리 섬 '이어도'를 자신의 것이라 우기고 백두산 프로젝트를 비롯한 '동북공정'의 가짜 쇼를 지금도 진행하는 중이다. 문제는 역사를 왜곡하든 자신을 황제의 나라로 마스터베이션하든 시답잖은 짓거리로 여기면 그만이다. 문제는 세계인들의 앞에서 그것도 정의와 평화 어쩌구로 포장한 올림픽의 장에서 이런 식의 난장판 판정이 이어진다면 어차피 이 올림픽은 중국을 위한 쇼에 불과하다. 중국보다 잘하거나 앞서나가면 모두 실격이나 반칙으로 몰아 두들겨 팰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선수는 밤 몰래 실어 가 장기이식을 할 수도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런 대회에 더 이상 우리 선수들이 참가할 필요가 있는지가 의심스러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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