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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오 Feb 27. 2022

해파랑 5, 회야 돌아 덕하로 가는 길

해파랑길 5코스다.

진하해변부터 회야강을 따라가다 덕하역에 이르는 17.6km 구간이다.     

전체구간을 요약하면

진하해변 -> (8.4km) -> 덕신대교 (회야강변) -> (7.4km) -> 청량운동장 -> (1.8km) -> 덕하역(17.6km, 6시간)이다.     









이번 코스를 준비하며

아내가 새 신발을 선물해 줬다.

해파랑길 기념고리도 배낭에 달았다.



해파랑 5코스는 바다를 벗어나 내륙으로 이어지는 울산 시가지 구간의 첫지점이다.

울산의 해안은 사포니 해안 등 세계지질유산이 즐비한 탁월하고도 특별한 천혜의 해변이지만

온산공단과 석유화학공단이 바다를 점령해 길이 끊어졌다.

아쉽고도 참담하지만 해안을 점거한 공장들이 언젠가는 바닷길을 열어 

동해의 끊긴 숨길을 되살려 주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그날이 오면 해파랑 5코스와 6,7 코스는 제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     






회야강(回夜江)이다.

양산 천성산(千聖山)에서 발원,

덕계천(德溪川)을 지나

회야댐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진하로 빠지는 총 길이는 37.7km 강이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난 박이 

밤에 이 강물 위를 떠돌아왔다는 설이 있고,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무찔러 크게 이긴 곳이기도 하다. 

토박이 땅 이름으로는 ‘돌배미강’이며, 

다른 이름으로는 ‘일승강(一勝江)’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곰내, 곰수로 불렀는데

'곰내'는 '굽다'와 '내(川)'의 두 말이 합친 이름이다. 

'굽내'는 자음동화 돼 '굼내'로, '굼내'는 모음조화 돼 '곰내'로 변했다. 

강물이 굽이치는 이름은 대체로 '곰내'가 많은 이유다.     






회야를 돌아 덕하로 향하면 양동마을을 만난다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터를 닦은 이 땅이 시련을 당하는 중이다.

울산시와 국방부는 현재 울산 중심에 있는 

옥동 군부대를 이 곳 양동마을 일대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 옥동 군부대 면적은 10만5263㎡, 

이전을 추진하는 청량읍 부지는 16만3000㎡에 달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양동마을에 또 희생을 요구하지 말아 달라”며 

군부대 이전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양동마을의 수난은 1986년 마을에 울산 시민의 식수원인 

회야댐과 회야정수장이 생기면서 시작됐다. 

댐이 생기자 장마나 태풍 때마다 집과 논밭이 침수됐다. 

2016년 태풍 ‘차바’때 불어난 강물에 주민을 구하러 간 소방관이 

물살에 휩쓸려 순직한 곳도 바로 양동마을이다.     

양동마을에 맨 처음 사람이 살았다는 연대는 아득한 청동기시대다.

양동 움집터에서 청동기 시대의 움집터와 

공열토기 등이 출토되어 청량면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거주한 증좌가 남아 있다.          








덕하장이다.

장날에 맞춰 이번 코스를 걸었다. 덕분에 도착과 함께 

무르익은 장날의 풍경과 마주했다.

어린시절 최고의 사건은 ' 5일장' 서는 날. 

울산에는 5일마다 열리는 전통민속 5일장이 8곳이다.

이제는 장마다 비슷한 풍경에 특색도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심은 풍성함이 남아 있다.





오늘의 종착지 덕하역이다.

지금은 사라진 구덕하역이 해파랑길 5코스 종착지다.

한 떼 덕하역은 이른 아침 부진런히 일꾼들을 쏟아냈다. 

따로 출근 열차라 이름 붙여지지는 않아도 

울산.온산공단 근로자들이 덕하역에 내려 

회사 버스를 타거나 동료들의 승용차를 얻어 타고 공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운명을 다해 그 역할을 새로운 덕하역에 넘겨줬다.

오늘 걷기는 30000보를 넘겼다.

제법 종아리에서 묵직한 신호가 온다.

이제 6 , 7코스는 익숙한 울산시내 구간이다.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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