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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n 04. 2024

하나님이 쓰시는 드라마

내가 이혼소송을 당하고 나서 상담사와 상담을 할 때 상담선생님께서 내 말을 듣고 좋아하시며 그 멘트를 적어놓고 사용해도 되겠냐고 하신 적이 몇 번 있었다.

내가 기억나는 것으로는 ‘제가 의사지만 솔직히 의사는 수리공이거든요‘ , ’영혼은 기뻐하는데 마음은 죽을 것 같았고 어쩌고..‘ , ’제가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잘난 게 사실이에요’ 등등과 같은 말들이었다.


그때 나는 드디어 하나님이 내 삶을 인도하시는 기적 같은 이야기들을 털어놓을 사람을 만나서 너무 신이 났다. 상담인지, 자랑인지.. 매주마다 이번 주에 있었던 놀라운 일들을 얘기하며 수다를 떨기에 바빴다.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을 만나서 나는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나는 “저는 이런 일들이 이제는 진짜 하나도 놀랍지가 않아요. 이것보다 훨씬 믿기 어려운 일들도 많았어요. 진짜 저는 이제 이런 일들 가지고 하나도 놀라지 않아요. “라고 몇 번이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소송 중이고 고소를 당해서 누가 보더라도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나는 ‘오히려 좋아’ 상태라고 말했다.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누군가의 질투심을 유발해 힘들었던 내 삶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위로받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삶이 되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여태까지 하나님께서 살아오게 하신 내 삶이 이제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보여서 너무 설레고 신이 났다. 내가 쓴 나의 결혼생활 내용은 정말 막장 중의 막장 드라마였다. 나는 내 얘기가 너무 재밌어서 심심하면 그 글을 보면서 도파민 충전을 했다.


나는 상담선생님에게 “나는 하나님이 쓰시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에요. “라고 말했다.

내가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 내가 쓰는 글들은 전부 내가 차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속풀이와 한풀이를 하는 하소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최대한 노력해 본들 한 개인의 인간승리와 극복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는 일인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이혼소송을 당하고 고소를 당했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을 하고 살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내가 쓰임을 받는다니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일까?


세상 모든 배우들이 그토록 원해도 맡을 수 없는, 작가 중의 명작가이신 하나님이 쓰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영화보다도 영화 같고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각본의 배역이 나라니! 그 각본의 주인공인 예수님과 내가 같은 무대에 함께 서다니! 내 마음은 이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올라서 친구들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내 모든 이야기를 부끄러움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흥미진진한 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고 결말이 나는지 ‘다음 이 시간에..’ 확인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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