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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일춘 Jan 20. 2022

대한大寒

눈 녹은 풍경


팝콘 같은 눈이 펑펑 쏟아지다

순식간에 세상을 다 덮어버린 시계視界


벌거벗은 나무의 윤곽을 빼고

하얗게 다 덮어 감춰주는 마음 씀씀이가

슬겁기 그지없다


어설픈 겨울 햇살에

마음이 푹 놓이고

훈훈한 기운이 감돌다,


묵혀두었던 어떤 기억들이

스멀스멀 고개를 치켜들다 눈과 섞이자

얼얼하다


‘어떤 사나이의 검은 손때처럼

눈은 검을 수도 있다*’는 시구처럼

차갑고 냉정한 민낯이 질척거린다,


검은 눈이 번들거리며

세상을 차지하고 있다



* 김춘수, 《눈에 대하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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