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by 한봄일춘


나와 동일 업종에 종사했던 이의 이야기를 만났다. 그녀의 말마따나 "조금 헐렁하고 냉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에 공감 200%다. 수식 없이 냉담하게 써 내려갔지만 그녀의 고뇌와 한숨, 그리고 바람이 행간 사이사이에 묻어있다. 꾹꾹 눌러쓴 마음에 내 마음이 사뭇 들까부른다. 거른거른한 고민과 이악스러웠던 숱한 날들의 나를 만난다. 그 사이사이 공감과 위안이 갈마든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또 대학 입시다. 계절의 변화가 나를 닦달질한다. 다른 것에 흘깃흘깃하지 말고, 입학업무 준비를 구메구메 하라고... 그 부추김에 반 反하여 내 몸과 맘은 미적지근하다.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겟세마네에서의 이 기도가 이루어지는 기적은 일어날 수 없는 걸까?


마음은 벌써 겨울을 지나 봄으로 줄달음질 친다. 이런 내가 못마땅한지 입시의 계절이 연득없이 달려든다. 책상 위에 버릊어 놓았던 마음을 깔끔하게 치워봐도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친다.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밤 예약이다.


입학사정관의 계절 by 김보미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뤄 쾡한 나를 조롱이라도 하려는 듯 오늘 날씨는 상크름하다. 보름 가까이 계속된 장마가 멈추길 바라는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았나 보다. 이에 힘입어 나도 기도한다.


"닦달질하는 교육 말고, 꿈꾸는 것이 유감스럽지 않은 교육이, 대입이 실현되길"

"학생도, 학부모도,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도 대입을 마주하는 것이 여유롭고 마뜩하길"


곧 이 일에 종사하고 맞이하는 11번째 가을이다. 올해는 이 기도가 응답받을 수 있기를 또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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