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식인 줄 알았는데 주관식이었네

[22년 만에 대학원생]

by Bara belita

상담심리냐? 인적자원관리냐?

인적자원관리냐? 상담심리냐?



딱 두 개로 좁혀진 선택지 사이에서, 나는 여러 번 햄릿에 빙의했다.

일상과 인생을 지배하는 건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을 무섭게 깨달은 순간이었다.

진로취업분야의 업무는 정보의 수집, 분석, 해결책 제안이라는 다소 단순하고 건조한 성질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내담자의 진로와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섬세하다.

개인의 적성과 성격 그리고 능력을 탐색하고, 적합한 직업 세계로 인도하여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 모든 단계의 출발과 이면에는 ‘감정’이 있다. 그래서 내담자와 라포를 형성하고 정서와 감정을 잘 관찰하여 상담을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정신적, 심리적 소모가 많은 일이기도 하다. 심리와 감정을 탐색하고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상담심리가 후보로 오른 이유였다.


두 번째로 취업분야는 점점 현직자 중심이 되어가고 있었다.

즉 원론적이고 보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해본 사람에게서 나오는 정보로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직 안에서 어떤 성과를 내야하는지 어떤 인재가 고평가자가 되는지에 대해 내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었다. 나는 조직의 인적자원관리를 파악해서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획득 과정을 파악해 구직자에게 방향을 제시하고자 이 전공을 두 번째 후보로 올렸다.


이렇게 신중하고 버릴 것 없는 정제된 선택에서 햄릿이 되어 고통스런 독백을 외치고 있을 때 대학원과는 별개로 한 가지 변화가 찾아들었다.




코로나 발생 2번째 늦여름이 시작되었다.

1인 기업이면서 프리랜서로 코로나로 재편성된 시장에서 혼자 버틴 시간은 고독과 탈진을 남겼다.

경영도 내가, 회계도 내가, 마케팅도 내가, 영업도 내가, 기획도 내가, 모든 결정을 혼자 하고 비전을 만들어 간다는 건 외로운 일이었다. 의논을 하고 더 좋은 결정을 위해 의견을 주고받는 직업의 일상과 팀원이 많이 그리워진 시기였다. 그래서 다시 조직으로 들어가 일해보자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대학교나 기관을 중심으로 진로취업분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일정한 근무시간이 있는 직장생활이 더 유리할거란 생각도 함께 들었다.

채용공고를 검색하다보니 취·창업지원센터가 많이 보였다. 과거와 달리 창업도 대학생들의 진로의 하나의 방향성이란 인식이 커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사회에 새로운 변화와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일찍부터 나는 청년들의 진로가 회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일생을 살면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세운다는 건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경험이다.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으로 확장되어 가는 길이 미래에 필요한 진로취업문제의 해결점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진로취업에서 청년들이 넓은 시야에서 자신의 일을 탐색하도록 돕고 싶었다. 대기업에 명함을 갖는 것의 의미를 벗어나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과정에 촉진자가 되고 싶었다. 먹을 만큼 먹을 나이에 다시 조직에 들어가면서 내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더 명확하고 세밀해지고 있었다.


‘ 아! 뭐야 그러면 두 개의 선택지에 답이 없는데?! ’

객관식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대학원 전공 선택이 주관식으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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