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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봄 작가 Apr 29. 2023

내 마음대로 안되는 집콕육아

껌딱지 아이가 엄마를 놓아주는 순간


‘오늘 또 뭐 하고 놀아주지?' 



아이와 온종일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집에 있는 아이는 엄마만 쫓아다니며 같이 놀고 싶어 한다.


 ‘하루 중에 얼마나 같이 놀아줘야 아이가 엄마를 찾지 않을까? 아니, 언제쯤 혼자 스스로 놀이를 할까?’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어 보세요. 계속 엄마만 쫓아다니면서 놀아달라고 하는 데 이제는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어쩌면 엄마들의 현실적인 육아상태인지 모른다. 

 

그렇다. 아이와 단 둘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더욱이나 아이가 아프거나 엄마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누가 봐도 피할 길이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아이가 온종일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한 적이 있을까? 아이 혼자 놀라고 두면 아무거나 입으로 가져가지는 않을지, 어디에 ‘쿵’ 하고 찧을지는 않을지, 이대로 아이 혼자 놀라고 놔두어도 괜찮을지 늘 초조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게 바로 엄마다. 누워있거나 기어 다니는 영아기일지라도 아이는 엄마만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집에 있는 물건과 가구들만 보아도 호기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탐색하느라 바쁘다. 아이를 가만히 놔둘 수 없어서 안절부절못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본다. 


   아이가 기어 다닐 시기에는 아이가 다니는 곳을 옆에서 지켜봐 주기만 하면 된다. 어느 곳을 바라보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관찰하면 된다. 한두 마디의 말만 건네주면 된다. 아이는 이곳저곳을 탐색하며 자기만의 놀이를 찾아간다. 기어 다니면서, 눈과 손으로 탐색한다. 그렇다면 유아기 아이들과는 어떻게 보내야 할까? 아이들이 엄마와 놀고 싶어 하는데 엄마가 주방 일로 분주한 시간이다.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아이에게 엄마의 할 일을 먼저 일러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해 본다. 아이는 상황에 따라 기다려줄 수도 아니면 기다리지 못하고 떼를 쓰며 놀아달라고 보챌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의 상황에 따라 엄마가 판단해서 바로 아이와 놀이의 시간을 가질지 아님 하던 일을 다 마치고 놀아줄지 결정하게 된다. 






  | 아이에게 ‘놀이’란 나만의 공간을 갖는 시간이다. 



아이가 유독 엄마를 찾는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와 ‘놀이’로서 소통하고 싶어 하고, 마음의 해소를 하기 위해 엄마를 찾는 것이다. 그것을 인지하고 바라본다면 좀 더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사실 아이와 집콕을 하게 되면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잠시 숨통 트일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 변수가 생기기도 하고,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들이 생긴다. 그야말로 내 시간이 아닌, 아이와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아이와 집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빠가 퇴근하기 전까지의 일정표를 간단히 짜고 아이와의 시간, 나만의 시간, 살림시간을 계획해 봐도 좋다. 머릿속에 할 일을 쌓아두고 아이가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니기보다 일정에 따라 필요할 때는 아이에게 기다림의 시간을 갖게 하거나 잠시 영상을 보여주고 엄마의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 계획 없는 하루는 그때마다의 상황과 분위기에 휩쓸려 보내기 쉽다. 엄마가 주도적으로 하루를 계획하고 이끌어간다면 아이와 엄마에게 좀 더 즐거운 육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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