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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Oct 22. 2021

같은 장소에서 다른꿈을 꾸다

직장인 말고 사람인


우리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같은 사명감을 갖고 있을 거라 착각한다. 물론 취업 준비 기간에는 누구나 간절한 마음을 품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적응하고 나면 열정은 사라지고, 그저 돈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물게 꾸준히 열정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 눈에 적당히 일하는 동료들이 탐탁지 않은 건 당연하다.


몇 해 전 출근하게 된 직장에서도 같은 이유로 무리가 나뉘어 있었다. 서로 상대를 이해할 수 없어 사소한 부분들로 자주 부딪혔다. 내 솔직한 마음은 일에 대한 사명감보다 돈을 버는 목적이 더 중요했다. 당장 일도 힘든데 눈치까지 봐야 하는 것에 피곤함만 쌓여갔다.


직장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 시간은 근무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더 컸다. 마음이 맞지 않아 서로 감정이 상하다 보니 분위기는 자주 냉랭했고, 당장이라도 관두고 싶다는 동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다음 달 카드값을 걱정하며 묵묵히 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루는 아침조회에서 내가 발표할 차례가 되었다. 평소처럼 종이에 명언을 적어와서 읽으면 그만인데, 그날 나는 명언 대신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뱉었다.



"같은 직장에 다닌다고 같은 꿈을 꾸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누군가는 일이 직성에 맞아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길 바라고, 누군가는 여기서 번 돈으로 다른 꿈을 이루려 합니다. 직장과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라면 서로의 목적을 존중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합니다."



서로의 마음과 태도를 온전히 이해할 순 없다. 하지만 서로의 꿈이 다르다는 걸 감안한다면 동료의 지나친 열정도, 지독한 권태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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