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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유희_불길
by
baraem
Mar 20. 2022
올해 유행하는 컬러를 골라 입고,
올해 트렌디한 단어를 골라 쓰고,
올해 사람들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올해 내 바램이 이뤄지기 위해 뭘 해야 하나 고민하다
이제껏 내가 어떻게 했지?
약 때문인지 코로나 증상인지 모를 무력감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를 재우려 든다. 집 밖의 햇살을 탐하러 뛰쳐나가지도 못하고 요즘 재미 들인 말놀이나 한다.
언어유희의 즐거움을 제공해 준 이웃님. 그 덕에 어떤 말이나 단어나 꽂혀 시비 걸기 일쑤다. 다행히 쫓아와 싸움 걸지 않으니 마다할 이유 없이 놀아본다.
어젠 어디서 본 글 중
'불길'
이란 단어를 잡아챘다.
예감이 좋지 않다는 표현으로 문장에 자리한 녀석을 데려와 엮어보았다.
꽃신을 신겨 데려가더니
불신을 신겨 놓으셨구려
꽃길을 걷게 한다더니
불길을 걷게 하는구려
엮고 보니 이 여인이 서글퍼 다시 엮어본다.
불길을 지나느라 데고 말았소
당신 손길이 닿지 않았으면 큰 흉이 되었을 것이오
불길을 지나다 남겨진 작은 흉에
당신 손길이 남아 내 감추지 않으려 하오
불길을 지나 살길을 만났지 뭐요
그 불길이 꽃길로 오늘 길이었나 보오
그렇게나 수학을 싫어했다.
방정식을 어찌저찌 외우기는 했으나, 실전에서 응용을 못했다. 재미가 없었고, 이다음 방정식을 외울 생각에 앞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일찌감치 '수포자'가 되어버렸다.
방정식 없이 내 멋대로 풀었고, 객관식은 운 좋으면 곧잘 맞기도 했다. 더 이상 수학을 싫어하지 않았다. 내 것이 아니었기에.
최근 인스타 관련 강의를 듣고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인스타를 구상했다. 프로필, 콘텐츠, 노출을 위한 방법들을 흥미롭게 배웠다. 이 과정은 사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도 해봤던 거라 하는 동안은 신난다. 실컷 방정식을 외운 것이다.
이제 문제만 잘 풀면 된다. 강의가 끝나고 내겐 실전 문제가 남았고, 나는 방정식만 생각하며 어느 식에 대입해야 하나 눈만 굴렸다. 다른 계정을 살폈다.
자. 이제 준비는 끝났다.
그런데 방정식이 잘못된 걸까. 대입을 잘 못한 걸까.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 입으로의 나불거림보다 글로 나부끼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 고뇌하는 작가 흉내에 빠져 아쉬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답답해하고 있었다. 답은 못 찾고 답답이는 찾은 꼴이랄까. ㅋㅋ
새삼 내가 가진 달란트가 '완벽'이 아니라 '서툼'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곧게 뻗지 않고 잔가지가 많은.
가지가지한다.
맞다 난 가지가지하느라 즐겁게 바쁘다.
이런 언어유희를 기분 좋게 받아주는 이도 있으니, 어화둥둥 우쭈쭈 신이 나 장난질한다.
까만 리무진 대신
하얀 야무진 타고
무진장 안전운전 중
들려오는 노래는
이무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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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유희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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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줄을 긋고 따라 쓰다 나를 이야기합니다. '나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 글을 그립니다. 장르가 없는데 굳이 분류하자면 시+에세이가 합쳐진 '시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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