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고요한 섬이고 싶어 하지만 고립된 섬을 원하진 않는다. 4차선 도로를 연결해 버린다면 육지화가 되어 버린다. 섬이고자 했던 건 밤낮 상관없이 불쑥 들이치는 헤드라이트에 눈을 뜰 수 없어서다.
어
쩌
다
육지였던 우리는 섬이고 싶어진 걸까_
섬에서 나고 자란 나는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곳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었다. 시간 맞춰 연결되는 철부선이 바다를 건너 줄 뿐이었다. 누군가는 섬이 되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섬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들의 섬은 같은 곳일까?
나는 섬을 도망치지 않고 나섰다.
나섬.
진짜 섬을 떠나 '나라는 섬'으로_
각자 자신을 향해 나선 불안한 눈빛의 나섬 들을 만났다. 바닷바람 앞에서 곧 꺼질지 모를 불빛을 지켜낸 그들의 눈빛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빛났다. 서로의 불안전한 빛이 의지가 되었다.
나서야 찾아지는 것들이 있다.
나, 너, 우리, 오늘,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