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내게 건내는 말에 밑줄을 긋고 싶다. 그 말을 기억하고 싶어서다. 이곳에 기록되는 일상과 달리 샤우팅과 무표정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날들이 많다. 나는 늘 그 두 일상 사이에서 이곳에 기록되는 핑크빛들이 쇼윈도처럼 느껴져 불편하곤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는 우당탕탕 일상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에 밑줄을 긋기 위해 기록하고 있었다. 기억하고 싶어 찍는 사진에도, 사진에 담길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눈에도 밑줄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