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ㅂ ㅏ ㄹ ㅐ ㅁ
Nov 23. 2021
너는 너를 뛰어넘어 내게 날아올랐다_
바람이 연주하던 날
5층까지 낙엽이 날아올랐다.
1층에 있던 낙엽이 오른 것인지 저 멀리 보이는 나무 곁에서 날아든 건지 모를 낙엽이 창밖을 날고 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바람이 낙엽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회오리치며 파도치듯 쓸려가며 도심 거리를 배회한다.
제가 싹을 틔워 세 개의 계절을 한 곳에 머물던 낙엽이 땅에 몸을 뉘인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찬란한 빛이 식고 제 몸을 가볍게 말아쥔 낙엽이 제가 머물던 나무 높이를 넘어 날아오른다.
'지가 나비인 줄 아나 봐'
나비처럼 하늘하늘 바람 타고 노닐다 뱅그르르 내려앉는다.
바람에 나부끼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힘을 빼야 날아오를 수 있음을 느낀다.
꼭 날아야 살아있음은 아니련만 그럼에도 어디로든 배회하고 싶다.
가을 이 녀석.
자꾸 곁을 맴돈다.
어쩌자고 쉬 떠나지 않냐 하니 너 역시 조금 더 살고 싶다 한다.
그래.
그러자.
너 춤추는 바람결에 뛰어들어 살아있음을 느끼자.
그러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