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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Nov 22. 2021

엄마 나는 사람들이 모른척해주면 좋겠어

딸이 말했다.






지난밤 도서관 독서활동에서

너는 울음이 터져버렸지


나는 조마조마했어


사람들 앞에서 열 살이나 된 아이가

스스로 울음을 그치지 못한다

흉이 될까 봐


내 속은 불안감이 차올랐지만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손을 뻗어

너의 손을 잡고 슬며시 깍지를 꼈지


나는 깍지 낀 손을 통해

말을 했어.


'괜찮아.. 괜찮아..'


너는 여느 때와는 달리 서서히

울음을 말려나갔지



집에 돌아와 너를 칭찬했지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는 모습 너무 멋졌어~'


그러자 너는 말했어


'엄마, 나는 울 때 사람들이 모른 척해주면 좋겠어.'


부끄러움에 울음이 터져버린 너를 걱정하던 분들이 돌아가면서 달래주던 것을 이야기했지.

쉬 가라앉지 않은 마음을 자꾸 두드려 창피함까지 더해진다는 너의 말을 나도 이해해.



하지만

울고 있는 너를 사람들이 외면한다면 그건 괜찮을까?


너와 나의 대화는 물음표와 무언의 말줄임표로 끝을 맺었지만

나는 알고 있어


다음번 너의 울음은 누군가의 위안 속에서

너만의 방식으로 잦아들 거란 걸


우린 그렇게 서로 위하는 중이니까


위로받는 것을 조금 미루고 싶을 땐

손을 들어 '잠시만' 기다려달라 해도 되니까


울음을 그치지 못해 불편해진 분위기까지 떠안아야 하는

미안함까진 안지 않기로 하자


나는 너에게 말하며

내게도 전해


울어도 괜찮다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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