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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Nov 24. 2021

민낯이 예쁜 너는 좋겠다_

나는 입술만은 꼭 바르련다




하늘아 너는 좋겠다

민낯으로 찍혀도 고우니 말이다


아니구나

햇볕의 뽀샵 작업과

노을빛 볼터치

바람이 시시각각 바꿔주는 헤어스타일

계절마다 높이를 달리하는 각도 조절


하늘아 너는 좋겠다

스타일리스트가 그렇게나 많으니 말이다


그런 네가 좋아 맨땅에 드러누워 한참을 바라본다


하늘아 나는 좋다

변함없이 살아가는 네가 오늘도 그곳에 있으니 말이다


네 스타일리스트들이 어제는 나를 꾸며주더구나

사거리 질서 따위 없이 불어온 바람은 내 머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햇볕은 나를 검게 물들였단다

그러고는 미안한지 노을빛으로 발그레하게 볼터치도 해주더구나


사진을 찍었더랬다

미친 듯 날리는 머리와 그을린 얼굴에 노을빛이 어우러진 나는

참 곱더구나

자유롭더구나

그래서 코끝이 찡해지더구나


하지만 다음엔 입술은 꼭 발라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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