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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Mar 23. 2023

화이트데이가 딸에게 똑똑똑

화이트데이와 멀어진 지 오래다.

멀어진 나와 달리

화이트데이와 가까워지는 중인 딸이 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기 있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이야기하는 마음


서툰 방식이지만 

세상 진지하게 살아가는 아이

생각과 달리

생각보다 더

생각지 못한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가진 아이

왜.

다를 것을 알면서도

비슷하기를 바라는지

나 역시

생각보다 

생각만큼

생각지 못한

엄마로의 옹색함이 많다.

다양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아이의

프로필은 하루에도 몇 번씩 분주하다.

엄마의 시선은

엄마의 시선을 지나쳐

이 프로필을 바라볼 

타인의 시선을 

끌어다 염려한다.

그러고선 

표현할 줄 아이로 자라라 한다.

표현의 방식

표현의 영역

표현의 상황

표현에게도 여러 색이 있다.

아이는 그 여러 색 중 화려한 색을 고른다.

화이트데이가 끝나가는 밤

잠자리에 누운 아이는

'엄마, 나는 왜 하나도 못 받았을까?'

주변 친구들이 받은 모양이다.

그나마 아빠에게서 받아 

아쉬움을 달래긴 했지만

시린 마음이 왜 없겠나...

'인기 있고 싶어?'

'응!!'

어려서와는 달리 외향적인 성향이 표출되고 있는 아이는 내향적인 시기와 다른 고민을 한다.

만났을 때와 SNS로 소통할 때가 사뭇 다른 아이다.

표정을 살피고 상황을 고려한 만남과 달리, SNS에선 뽐내고 싶은 욕구가 뿜뿜이다. 이 모든 게 다 이 아이의 파편들일 테다. 



'엄마가 볼 때, 만났을 때의 너와 메시지의 네 모습 사이의 갭이 좀 큰 것 같아.'

도움이 될만한 영상이 있었는데 이날이 그날이었나 보다. 인기 있으라는 마음보다는 자신의 내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열두 살의 마음 크기만큼 가져갈 터다.



https://youtu.be/JcYYTiYNAqI




엄마의 걱정이 걱정되던지 아이가 말한다. 


'엄마, 나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어~걱정하지 마~'

알고 있다.

잘 지내게 될 거라는 걸.

섬세한 자신만의 설명서를 조금씩 써나갈 힘을 길러 갈 테다.

비록 다른 사람보다 더 촘촘하게 쓰이겠지만 그 덕에 얻게 되는 것도 많겠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 마음껏 표현하고 싶은 것들은 블로그에 해봐~'


언젠가 표현하고 싶은 수단에 목말라하던 아이에게 블로그 공간을 만들어 줬었다. 

그 말에 냉큼 방에 들어가 기록을 뚝딱하고 나온다. 






아이가 가진 빛나는 것을 먼저 봐야 하는데 늘 남보다 더 빨리 어긋난 것을 봐 버리곤, 분별할 기회. 해결할 힘을 앗아 버린 건 아닌지 나를 곱씹어본다. 


제법 질긴 거 보니 아이보다 더 앞서 독촉하고 있었다. 

독촉이 사람을 얼마나 옥죄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안다고 모든 걸 해내진 못한다. 

알고 있는 공식을 대입해 봐야 풀어지지_




#딸과엄마 #엄마가딸에게 #화이트데이와딸 #시쎄이 #더바램 #딸선물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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