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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Jan 01. 2024

허들 위로 비상


멀리서 보면 낮은데 가까이 갈수록 높다.

발이 맞지 않으면 꼴만 우습게 나자빠진다.

계산이 취약한 나는 수없이
꼬꾸라진다.

힘껏 내달리다 허들 앞에서 아차 싶어 멈춘다.
다시 뒤돌아가 발을 맞추려 계산기를 누르고
다시 뛰려는 의지를 데우기 위해 온갖 에너지를 끌어모은다.

달린다.

결승점 줄을 통과하면 되는 달리기는 그저 달리면 된다.


하 지 만
이놈의 허들은 그저 달려서는 안 된다.


집중!
함께 달리는 이도 없이 먼저 뛰어넘은 이의 기록이 남겨졌고, 내 뒤를 뛰어넘을 이가 몸을 푼다.

달린다.
다다다다 다 다 다 닷


앞다리 먼저 쭉 펴고 넘었다.
이젠 됐구나 싶은 비상의 순간. 아차! 싶어 진다.


앞선 마음에 몸이 따라 오르지 못한 모양으로 

마저 넘어야 할 뒷다리가 허들을 쓰러뜨리고 말았다.

허들은 세우면 그만이다.

뒷다리는 부러지지 않았다.

꼴사나워진 모양새는 

새처럼 날아가면 고만이다.


그러니

달리자. 

다다다다 다 다 다 닷! 


허들. 위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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