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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Jan 13. 2022

어리석은 일관성 _ 모순

나다운필사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지,
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서는 안된다.

<자기 신뢰>






자기신뢰 /  나다운필사








'사람이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어?'

나는 분명 누군가를 이렇게 험담한 적이 있다.

지난번 만났을 때와 최근 만났을 때 의견이 달라져있을 때다. 그 모습이 변덕스러워 보였고 내로남불로 받아들였다. 그런 내면에는 나는 변함없이 일관된 마음을 품고 있다는 자만이 깔려있었다.







어리석은 일관성을 고집하지 마라


우리를 겁주어 자기 신뢰를 가로막는 또 다른 공포 중에는 소위 일관성이라는 게 있다. 일관성은 우리의 과거 행위나 발언을 존중하는 태도다. 다른 사람이 우리의 행동 궤적을 찾아보려 하는데 과거 행위라는 자료밖에 없을 때 우리는 그런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다._ 26p









[ 나 다 운 이 야 기 ]


지난날 썼던 글을 찾아 감춘 적이 있다. 지금 내가 가진 마음과 다른 그 생각을 재빨리 접어 넣은 건 지금 내 모습을 아는 사람이 이전의 내 모습에 실망하고 지금 내 모습을 신뢰하지 않을까봐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심심치 않게 과거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는 유명 인사들을 봐왔기도 했으니 말이다. 부끄럽지만 가끔 나는 내가 유명인이 되는 상상을 한다.





당신은 왜 자꾸만 어깨너머 뒤쪽을 돌아다보는가?
왜 기억이라는 시체를 무겁게 끌고 다니는가?

당신이 이런저런 공공장소에서 했던 말들과
모순되지 않기 위해 당신이 모순되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치자.

그게 어떻다는 말인가?

순전히 과거를 기억하는 일에서조차 기억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천 개의 눈을 가진 현재로 과거를 끌어내 재판을 받게 하고
언제나 새로운 날을 맞이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의 법칙이다.

26p







저자처럼 확고한 의식이 부족한 나는 딱 내가 받아들일 만큼 흡수한다. 그가 말하는 '어리석은 일관성'에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아직은 나를 두둔하고 싶다.


나는 왜 일관성을 통해 모순을 줄이려 했을까?


-> '나'라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다. 타인에게서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결국 나를 지켰나? -> 유명인이 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지만 지난 나를 지웠다는 것에 스스로 부끄럽다. -> 그럼 어떡하지? -> 그래서 '나다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내게 일어난 모순들을 줄이려 적는 글에 솔직하기로 했다. 과거 행위와 발언이 지금의 나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더라도.


욕망 덩어리에 이어 모순 덩어리가 되기를 망설이지 않기로 해보지만... 사실 쫄보인 나는 무섭다. 그래서 유명해지지 않는 걸로_




지금 이 순간 객관적인 언어로 당신 생각을 말하라.
그리고 내일이 되면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것을 말하라.
그것이 오늘 말한 것과 완전히 모순된다 할지라도 전혀 신경 쓰지 마라.
27p










지금 이 순간 당신 '랄프 왈도 에머슨' 말이 모두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하루가 지나고 나니 또 당신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마음에 페이지가 있다면 제 마음속 페이지 넘기는 소리가 하루 종일 나풀거릴 거예요. 단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서 변덕쟁이처럼 보이지 않을 뿐이네요.

제가 싫어했던 변덕이 심하고 모순적이던 사람들이 사실은 객관적인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뿐일 수도 있었어요. 단지 제게 그 언어가 거북했던 건 그들의 태도와 언어의 온도 때문일 수 있겠고요.


아. 머리 지진날 것 같으니 오늘은 이만큼만 나눠요. 지진의 파동이 멈추면 아마 저는 당신 말을 다시 곱씹겠죠. 소도 아닌데 되새김질하겠죠. 멍하니 되씹으며 음미하겠죠. 잘게 잘게 부수어 다시 삼키겠죠. 배부르겠죠.

그럼 된거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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