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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Jan 13. 2022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나다운 필사 <카네기 인간관계론>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말라.

만일 당신이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그것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비판이란 쓸데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비판은 인간을 방어적 입장에 서게 하고 대게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정당화하도록 안간힘을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판이란 위험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한 인간의 소중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그의 자존심에 손상을 주고 원한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35p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  w. 리빙스턴 라니도


아들아, 내 말을 듣거라. 나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단다. 네 조그만 손은 뺨 밑에 끼어 있고 금발의 곱슬머리는 촉촉하게 젖어 있는 이마에 붙어 있구나. 나는 네 방에 혼자 몰래 들어왔단다.


몇 분 전에 서재에서 서류를 읽고 있을 때, 후회의 거센 물결이 나를 덮쳐 왔다. 나는 죄책감을 느끼며 네 잠자리를 찾아왔단다.


내가 생각해 오던 몇 가지 일이 있다. 아들아, 나는 너한테 너무 까다롭게 대해왔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른다고 해서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 너를 꾸짖곤 했지. 신발을 깨끗이 닦지 않는다고 너를 비난했고, 물건을 함부로 마룻바닥에 던져 놓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었지.


아침식사 때도 나는 또 네 결점을 들춰냈다. 음식을 흘린다거나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린다거나, 또 식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버터를 빵에 많이 바른다는 등. 그러나 너는 학교에 들어갈 때 출근하는 나를 뒤돌아 보며 손을 흔들며 말했지.


" 잘 다녀오세요. 아빠!"


그때도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지.


"어깨를 펴고 걸어라."


오후 늦게 그런 일이 다시 시작되었지. 길을 걸어가다가 시멘트 바닥에서 무릎걸음 하며 놀고 있는 널 보았단다. 네 타이즈에는 구멍이 나 있었지. 나는 널 앞세우고 집으로 가면서 친구들 앞에서 야단치면서 망신을 줬다. 타이즈는 비싸다- 네가 그것을 직접 샀다면 좀 더 주의했을 거야. 그걸 생각해 보렴. 아들아, 아빠의 입장에서 말이다.


얘야, 기억하고 있니? 나중에 내가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너는 경계의 빛을 띠고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었잖니? 일을 방해당한 것에 짜증을 내면서 서류에서 눈을 뗀 나는 문 옆에서 망설이고 서 있는 너를 바라보며 "무슨 일이냐?"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지.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작스레 나에게로 달려와 두 팔로 내 목을 안고 키스를 했지. 너의 조그만 팔은 하나님이 네 마음속에 꽃 피운 애정을 담아 나를 꼭 껴안았다. 그것은 어떠니 냉담함에도 시들 수 없는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서 너는 문밖으로 나가 계단을 쿵쾅거리며 네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내 손에서 서류가 마룻바닥에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단다. 내가 왜 이런 나쁜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잘못만을 찾아내 꾸짖는 버릇을. 그것은 너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다 생긴 버릇이란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런 것이 아니라 어린 너한테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한 데서 생긴 잘못이란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너를 재고 있었던 거란다.


그러나 너는 착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성격을 갖고 있다. 너의 조그만 마음은 넓은 언덕 위를 비추는 새벽빛처럼 한없이 넓단다. 그것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내게 달려와 저녁 키스를 하던 네 행동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 밤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얘야, 나는 어두운 네 침실에 들어와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단다.


이것은 작은 속죄에 불과하다. 네가 깨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도 너는 이런 일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나는 참다운 아버지가 되겠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네가 고통을 당할 때같이 괴로워하고, 네가 웃을 때 나도 웃겠다. 너를 꾸짖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혀를 깨물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되뇌어야지.


"우리 애는 작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라고


너를 어른처럼 대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지금 네가 침대에 쭈그리고 자는 것을 보니 아직 너는 갓난아이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겠구나. 어제까지 너는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품에 안겨 있었지.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너에게 요구해 왔구나. 너무나도 많은 것을.













[ 나 다 운 이 야 기 ]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 아이는 모든 면에서 큰아이가 되어있었다. 손이 많이 가는 둘째를 챙기느라 분주한 나는 자신도 봐달라는 첫째에게


'너 어렸을 때는 엄마가 너만 바라봐 줬어~ 지금은 동생이 너무 어리니 엄마 좀 도와줘~'


나는 자신도 봐달라는 아이에게 반복적인 주입을 통해 내가 바쁜 순간에 선뜻 말을 붙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착한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다고 했던 나는 아이 스스로가 '착한 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도록 키우고 있었다.


첫째 아이는 늘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했고, 자신의 마음보다 엄마의 마음이나 분위기를 살폈다. 우습게도 나는 그럴 때면 아이에게 결점이 있는 듯 말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씩씩하게 말해야지. 할 거면 눈치 보지 말고 하던지...'


이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말았다. 나 역시 하고 싶은 게 있다고 씩씩하게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둘째는 첫째에 반해 일단 하고 보는 스타일이다. 신기하게 똑같이 혼을 내는 경우더라도 즐겁게 저지르고 죄송해하는 둘째가 나에게는 더 수월했다.



당신은 남의 결점을 바로잡아 주고
개선시켜 주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나도 그런 마음에 동의한다.
그러나 왜 자기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은가?
순수한 자기 본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섣불리 남을 개선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개선하는 것이
이득이 많고 훨씬 더 위험이 적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45p>



산다는 건 매 순간이 관계로 이어진다. 나는 이 책의 '아버지는 잊어버린다'를 읽으며 나를 되짚어 보게 되었다. 그가 아들에게 대하는 모습이 나로 비쳤다. 부끄러웠고 미안했다.

결점을 찾으려는 눈에서 장점을 크게 찾으려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 나에게 말은 꺼낸 아이들도 자신만의 최선으로 기다리며 엄마에게 다가섰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아침 라디오에서 오은영 선생님이 육아에 지치는 사람은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최고의 육아는 그 순간에 맞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인간관계 원칙 1.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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