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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Sep 18. 2021

식사가 끝나는 동안 너와 내 이야기는 없었어_





부부가 식사시간에 나누는

대화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친구 A네 부부는 고민이 많더라.

나 같아도 그럴 것 같아.'



분명 너와 내가 앉아 밥을 먹는데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겁고 진지한

우리 이야기보다

한걸음 떨어진 타인의 삶을

이야기 나누는 게

적막한 밥상 분위기를 띄우기에

딱이니까



식사가 끝나도록

너와 내 이야기는 없어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다른 이의 삶에 끼워 넣어 건네보지만

너무 감쪽같이 숨겨져

너는 알아채지 못해



무겁고

답이 없어 보이는 현실


그래도

우리는 밥상 위에

너와 나를 올려야 해.


날것은 탈이 날 수 있으니,

상대가 소화할 수 있도록

서로를 조금 데워서

꺼내보면 어떨까


나도 나를 모르잖아.

그래서

나에게 쓰는 편지가 필요할지도 몰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향하고 싶은지

그걸 알아내지 않고선

내 마음 네가 알아내라고

떼쓰는 거였어.


사탕이 먹고 싶으면

사탕을 말해야 했던 거야.


너에게 나를 전하고

네가 나를 읽어주면

나는 책이 되는 거야.


그리고선

네가 너를 찾아내게 도울 거야.


너를 읽을 거야.

너도 책이 되는 거지.


우리는 그렇게 자신만의

인생을 쓰고 있어.


오늘 밤

나는 나를 알아야 하고

너는 너를 알아야 할지 몰라.


다른 사람 이야기는

우리 그때 이야기하자.


한순간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한평생 걸리진 않을 거야


뭐야.

그럼 우리 집은 서점이 되는 건가?


좋네.

손해 없잖아.

한번 해보자.







by 나다운 이야기


#The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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