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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Jan 08. 2022

퇴근 후 집에 어떻게 왔더라,

나다운 필사 







퇴근하고 차를 몰아 집에 도착해

문을 연 후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더라, 하고

자문한 경험이 누구나 있으리라.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중>







나다운 필사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면,

나는 결코 보고 느끼는 것에 둔감해져서

문을 닫아거는,

그런 삶은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하루하루가 가능성의 범위를 확장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원한다.

모든 단계에서 기쁨을 맛보는,

그러한 시작이 되길 원한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_ 오프라 윈프리>






[ 나 다 운 이 야 기 ]



새로운 부서로 이동한 남편은

아이들이 깨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섰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사이 남편은 퍼석거린다.


"바쁜 자리인 걸 알면서 왜 옮겼을까?"


"무엇을 위해 이런 선택을 했지?"



남편이 지나친 곳마다

물음표가 떨궈졌다.



남편이 흘린 물음표를 쫓아다니며 긁어모아

식탁 위에 쏟아부었다.



????????????????



한 곳에 모인 물음표는 '귀'를 닮아있었다.


물음표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이내 물음표는 고개를 들어 느낌표가 되어갔다.



??????????!!!!!!!!!!



"맞아!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한 거였지!"


물음표는 느낌표에 이르게 하고 마침표를 만난다.

그리고 어느 날 불쑥 말 줄임표(...)를 남긴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문장부호를 만들어 나간다.


수없이 많은 물음표(?)느낌표(!)를 만나고,

마침표를 향하기 위해 쉼표(,)를 만난다.



그래서 우리 삶은 각자 써 내려가는

책인가 보다.


남편이 쓰고 있는 책 속 물음표들이

느낌표를 찾아가는 동안

잠시 쉼표가 되어주기로 한다.



적응 기간 마칠 즘이면

내 안에 물음표가 폭주하겠지_ㅋ



남편이 쉼표를 찾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홀로 식탁에 앉아하는 필사.




남편 필사


쉼표가 된 필사









내 삶 마지막 문장부호는

말줄임표면 좋겠다.

끝도 시작도 아닌

수많은 말이 점 세 개나 여섯 개에

압축되면 좋겠다.


......



그 점이 씨앗이 되어 누군가에게

느낌표로 피어나고 싶다.



헉.

나 생에 집착이 심한 거 아닌가?


그런데 내가 아는 문장부호는

이게 전부?

^^;;;








#부부필사

#나다운필사

#무의미한하루를의미로바꾸기

#물음표는귀를닮았어

#필사는쉼표

#내삶마지막문장부호는

#......

#말줄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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