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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Mar 20. 2024

밀어내도 밀려 올 밀물, 막아서려도 막을 길 없는 썰물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누군가에게는 참 평범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참 특별한 일이 되기도 한다.




혼영(혼자 영화)

혼독(혼자 독서)

혼여(혼자 여행)

혼밥(혼자 밥)

혼술(혼자 술)




혼자 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가게는 혼자 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고, 

혼자 하는 이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도 넘쳐난다.


우리로 가득했던 날들이 빚어낸 혼자만의 시간.

우리로 존재했던 그날들이 벅차기는 했으나, 

혼자 하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벅찼었나?' 싶어 진다. 


모임을 하고선 오래간만에 다름의 불편함을 느꼈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고 생각했건만, 

줏대 없이 다시 혼자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 마음이 되려 불편해지는 걸 보니 '우리'를 외치던 나는 거짓이었거나,

그 모임이 맞지 않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영혼

혼란

혼돈

홀로


alone

lonely

love






세상의 평범한 일상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았다.


색 바랜 책등을 움켜쥐고 책은 이야기들을 지켜낸다. 

제목이 옅어졌다고 해서 이야기가 옅어지진 않는다. 

그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거짓 같아 밀어냈다가도 

그 거짓 역시 내가 가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되는 날 거침없이 밀려온다.


그토록 그리던 미래가 감사한 오늘로 닿을 수 있었던 건, 

저 앞에 그려둔 우리의 평범한 미래가 있어서였다.









언젠가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되기 때문이지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작가님의 글은 겨울인 듯 여름이었고, 제주였다.

그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수국이었다.



기억을 고독하게 뿜으며 그리움을 불러냈다.



누군가의 모든 이야기는 언젠가 우리의 삶이 되기에 그토록 애틋하고 아득했다.

밀어내도 밀려올 밀물과 막으려 해도 달리 방법이 없는 쓰라린 썰물 사이.

거짓과 진실 그 사이를 걸었다.


미래는 '나' '너' '우리'가 있어야 만나지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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